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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07/12 (월) 02:23

ㆍ추천: 0 ㆍ조회: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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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빠지는 날입니다
2001.5.25(금) 17:58

기운빠지는 날입니다

영순이는 정말 머리가 아픕니다.
며칠전에 새로온 아저씨가 연락도 없이 그만둬 버렸습니다.
이제 그아저씨가 온뒤로 제가 자유로와져서
경주에도 놀러가고,성주에도 놀러가고,수원에도 놀러갈려고 했는데
말짱 꽝이 되어버렸네요.
일이 많아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보조기사가 없으니 일하기가 힘들어서
이제는 기운빠져서 가만히 앉아 있다고 최서방이 방금 전화했어요.
그 아저씨는 핸드폰도 안받고, 집전화도 안받고.
도대체 왜그럴까요.
갑자기 멍해져서 아무 생각이 안납니다.
아이구 괴로워서 울고 싶어요.
또 그 지긋지긋한 노가다를 해야 하다니.
나는 마징가 제트가 아닙니다.
그런데 신은 저를 마징가로 오해하는것 같습니다.
세상에 실업자가 가득하다는데,보조기사 한명 구하기가 이리 힘들까요?
그 아저씨도 실업자 구제차원에서 같이 일하자고 했던것이고
정식 간판기사도 아니고 그저 최서방 시키는 일만 도와주면 되는데
여자인 나도 하던일인데 그게 뭐가 힘들어서 연락도 없이 그만 두나요.
차라리 실업자를 하지 보조기사는 싫다는건가?
우리 주위에는 자기 주제파악도 못하고
앉아서 굶어죽어도 그런 일은 못한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서방도 그중에 한사람입니다.
저는 다릅니다. 무슨일이든 합니다.
상황에 맞춰서 살아가는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을 하고 가족이 있으면, 가족과 자기자신을 위해
나쁜일이 아니라면 뭐든지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서방은 바보라서 이것 저것 가리는것이 많습니다.
실컷 패주고 싶은것을 매일 참으면서 삽니다.
어제도 그런일이 있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작은방에서 안방극장을 즐기시는줄 알면서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져서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냈습니다.
제가 그리할때는 어머님도 제 편을 들어주십니다.
오죽하면 이렇게 화를 내겠느냐 하시면서.
저는 아무때나 화내고 소리지르는 사람은 아닙니다.
적어도 시어머님이 들어도 제가 옳다고 할 만한 것으로 화냅니다.
그래야 시어머님에게 야단 안맞지요.
세상에 어떤 시어머니가 자기 외아들에게 소리지르는 며느리 이뻐합니까?
아뭏튼 그아저씨 점심도시락까지 매일 싸줬는데.
어쨌든지 비위맞추라고 남편에게 신신당부하고.
일이 늦게 마치면 택시비도 따로 주고.
우리나름대로는 최대한 성의를 보였는데 정말 야속하네요.
이제 어떻게 하지요.
당장에 해야할일이 몇군데나 있는데.
한군데만 해도 일이 얼마나 많은데. 자질구레한 일들이 무척 많아요.
썬팅,메뉴판,입간판,전면,돌출...
그런데 몇군데가 시일이 촉박해서 빨리 처리해야 하는데.
한숨이 저절로 나오네요.
벌써 오후 6시가 다되어가네요.
저녁밥 할 시간입니다.
둘째 시누이는 닭찜을 해먹는다는데, 우리는 뭐를 해먹을까. 고민되네.
시원한 오이냉국이나 해서 먹어야겠네요.

영순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