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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2003-09-05 (금) 14:28

ㆍ추천: 0 ㆍ조회: 301

ㆍIP:

아줌마 넋두리 2번째
오늘도 무지 덥네요.
비가 안올때 빨리 시공해야 한다고 아침 일찍 같이 출근해서
이제껏 만들어서 방금 시공하러 갔습니다.
무슨 국악원 간판하고 꽃집 간판인데
주문이 까다로와서인지 예술기질이 발동해서인지 엄청 정성을 들여서 만들었습니다.
바탕시트를 깔기 위해 마주잡을때 부터 신경을 날카롭게 세우더니
이리해라. 저리해라 잔소리를 늘어놓고 구박,타박을 마구 날리더니
예쁜문양을 붙이면서 신경이 곤두서가지고 이리 맞추고 저리맞추고.
"왼쪽으로 가라. 너무 갔다. 밑으로 조금만.맞는지 한번봐라.조금만 더 땡기라"
어찌어찌 무늬를 다 붙이고 이번에는 글자를 붙입니다.
"이쪽선에 맞춰라. 거기말고 이쪽에. 잘 좀 보고해라.아! 그것도 못맞추나"
그렇게 글자도 붙이고 간판은 완성되었습니다.
이젠 창문선팅 할거 컷팅을 했습니다.
열심히 시트지를 뜯어내다가 실수를 해서 글자가 같이 뜯어졌습니다.
"바빠죽겠는데. 니 와 그라노. 아 진짜"
열심히 씩씩대면서 자기가 직접하더니, 이번에는 컷팅칼이 무디어졌는지 잘 안뜯어졌습니다.
저리 비키라 해서 책상에 앉아서 멍하니 창밖에만 보고 있었는데
남편혼자 짜증내고,화내고,골부리고,성질내다가,집어던지다가...
그야말로 북치고 장구치고 난리를 쳤습니다.
그럭저럭 선팅작업도 끝나고, 무슨 철근을 가져오더니 절단기로 자르고,용접을 하더군요.
용접이 뜻대로 안되니까 또 온갖 성질을 부리면서 씩씩거리면서 일합니다.
모든 준비가 다끝나고 이제 간판주인에게 시공하러갈거라고 전화하니까
전화를 안받는겁니다. 한시간 전에 통화했을때 시공하러간다고 통화했는데
이제 막상 갈려니까 전화를 안받는겁니다. 주인이 가게문을 열어줘야 전기작업도 하지요.
그런데 갑자기 둘다 연락이 안되는겁니다. 그래서 역시나 온갖 성질과 화를 부리다가
다른데 철거작업할거라고 그곳부터 갔습니다.
모든 간판하는 사장님들이 다 그런거는 아니겠지만(일부 극소수)
같이 옆에서 도와주시는 사모님이 계시다면 한번쯤 사모님의 마음을 헤아려주세요.
부인은 남편의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믿으니까! 만만하니까! 그런 맘인거는 잘 알지만 한번쯤 가끔이라고 힘든거를
헤아려주시고 달래주시기 바랍니다.

부산에서 주영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