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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2004-02-17 (화)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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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정신
우리의 옛 선조들은 그야말로 근검절약을 생활화 하였습니다.
조선조 세종 임금 때의 유명한 정승인 황 희 선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만, 검약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세숫물 대령하였습니다."
어린 여자아이가 커다란 놋대야에 우물물을 가득 떠다가 마루 밑 댓돌에 얹어놓고 아룁니다. 대야 옆에는 사기 종지에 소금과 같비누도 듬뿍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소금으로 양치질을 하고, 팥을 삶아서 미끈미끈한 액을 내어 그것으로 비누 대신 사용하였습니다.
황 정승은 마침 일찍 일어나 뒷동산이며 앞 들판을 살펴보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오냐, 알았다."
황 정승은 사랑방에 저고리를 벗어놓고 나옵니다.
"아니, 얘야? 이게 무엇이냐?"
황 정승은 대야물에 손을 넣으려다 말고 달래듯이 말합니다.
"물이 너무 많구나. 아무리 샘솟는 물이라도 쓸만큼 떠야지, 이렇게 물이 그득한 데다 두손을 넣으면 어떻게 되겠니 결국은 넘쳐날 게 아니니? 그러면 발이 젖고, 옷이 젖게 될 것인즉 이 한 두레박 더 뜬 물이 모든 낭비의 근원이 되고 마는 거야. 앞으로는 쓸 만큼 한 두레박만 뜨도록 하여라."

"예, 명심하겠습니다."
여자아이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자, 이물을 한 두레박만큼만 남기고 나머지는 따로 모아 두었다가 빨래를 할 때 쓰도록 하여라. 그리고 내가 세수를 한 물도 함부로 버리지 말고 꽃밭에 주도록 하여라."
"예."
황 정승의 눈은 곧 소금 종지와 팥비누 종지로 옮겨졌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자칫 하면 잔소리가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얘야, 부엌에 있는 소금 종지와 팥비누함을 가져 오너라."
여자 아이는 금방 알아차였습니다. 여자 아이는 그릇을 가지고 와서 쓸 만큼 남기고 소금과 팥비누를 덜어담았습니다.
"헛허허. 그래, 착하구나. 써도 줄어들지 않는 물건은 소중히 쓰고, 쓰면 줄어드는 물건은 아껴 써야 하는 법이야."
황 정승은 껄걸 웃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끼는 것은 덜 쓰거나 안 쓰는 게 아니고 알맞게 쓰는 것이라고 하인들에게 늘 타일렀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몸소 실천하였습니다.
편지가 오면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뒷면 빈 곳에 다시 글을 쓰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글씨를 더 쓸 곳이 없어지면 알맞게 잘라 끈으로 꼬아 물건을 묶는데 사용하였습니다.
이처럼 작은 물건 하나에까지 아껴쓰는 알뜰함 때문에 그는 오늘날까지도 존경을 받는 인물이 된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들 자녀들에게 어떤 근검 절약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까? 우리들의 자녀들은 나중에 우리들에게서 본 모습 그대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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