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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01/05 (월) 16:29

ㆍ추천: 0 ㆍ조회: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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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손자사랑
익히 아시다시피 우리가족들은 자식때문에 모두 팔불출입니다.
우리 아들이 애기일때 예방접종을 맞으러 갔습니다.
보통 엄마랑 애기랑 가는데 워낙 귀한(?)손자라서 친할머니,외할머니까지 따라 갔었지요.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친할머니:아이구 사부인 우리 애기 너무 예쁘죠?
외할머니:하모예.너무 이쁘지요.
친할머니:여기 애기들중에서 젤 예쁘지예.
외할머니:그라모예.
남들이 들으면 닭살 돋을 말들을 당연하게 하셨지요.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똑똑하고 잘난 손자라고 굳게 믿고
지금도 열심히 두 할머니는 팔불출로 사신답니다.
집안모임에 가서도 모든 손자들이 이리빼고 저리빼고 노래도 안부르고 애먹이는데
가진거라곤 무대포 용기밖에 없는 손자는 용감하게 나가서 노래,춤 다했습니다.
남들앞에서는 겸손하느라 덤덤한척 하다가
모임이 끝나고 각자 차에 오르면 할머니는 손자를 끌어안고 뽀뽀하고 난리를 치십니다.
매운 동서 시집살이에 한이 맺혔는데 , 그것을 손자가 확 풀어버린겁니다.
친척 집에 제사가 있어서 가더라도 설치지도 않고 조용히 책만 봅니다.
친척:자는 우찌 저리 책을 좋아 할꼬?
친척2:절마는 뭐시되도 될끼다.
할머니:(내숭을 떨면서) 아 요즘 아들이 다 그렇지 뭐.
집에 와서 오만 칭찬을 하고 이뻐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할머니는 자다가도 손자방에 가서 이불 덮어주고 얼굴을 쓰다듬고 하십니다.
손자는 할머니의 희망이고 기쁨입니다.
부모에게는 버릇없고 엉뚱한 사고치는 아들이지만
할머니에게는 하늘땅 사이에 이보다 더 좋은 애인이 없습니다.
손자가 누구에게 얻어맞고 오면 펄펄뛰고 실신지경에 이르지요.
그러나 할머니는 이를 악물고 그집에 찾아가서 그 아이를 살살 달래고 용돈도 주십니다.
우리 손자 다음에는 때리지 마라고 신신당부를 하시지요.
이제 할머니가 반찬 찾아서 밥숟갈에 올려주는것도 짜증내고
할머니가 안아보려고 하면 빠져나가는 괘씸한 손자이지만
할머니의 짝사랑은 끝이 없고 변함이 없습니다.
새해에는 좀더 할머니를 이해하는 손자가 될수있고
할머니가 자랑할만한 꺼리를 만들어 드리는것이 엄마로서 제 도리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