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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2004-01-30 (금)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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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아프리카 중부 지방에 '스프링 북'이라는 산양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산양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을 구 있습니다.
이 산양의 습성 중 하나는 무리 짓기를 좋아하는 것입니다. 처음 약간의 우리 짓기는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큰 무리 짓기는 바로 그들의 불행과 직결되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이 산양은 평소에는 한두 마리씩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그러다가 대여섯 마리가 모이면 제법 우쭐거리며 좀더 낯선 곳으로도 풀을 뜯으러 나갑니다.
즉, 한두 마리일 때에는 산비탈이나 언덕 등 자기가 활동하기 좋은 곳에서만 조심조심 풀을 뜯습니다. 그러다가 무리가 좀더 커지면 적이 나타나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넓은 들판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른 양들도 동료들의 냄새를 맡고 이곳 저곳에서 모여듭니다. 이렇게 해서 양떼는 순식간에 수천 마리가 됩니다.
양떼는 천천히 풀을 뜯으면서 평화롭게 행렬을 이룹니다. 그러나 앞쪽에 선 양들이 풀을 모두 뜯어먹어 버리면 뒤따르던 양은 먹이가 부족해서 조금씩 빠른 걸음으로 앞다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양떼의 대열은 그 움직이는 속도가 조금 빨라지게 됩니다. 즉, 뒤쪽의 양들이 속력을 내어 앞으로 달려오므로 앞쪽의 양들은 선두를 지키기 위해 더 빨리 달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결국은 모두 양떼들이 전 속력으로 앞을 향해 내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살아가는 위해 풀을 뜯으려고 앞자리로 달려 갔지만, 나중에는 처음 목적을 잊어버린 채 맹목적으로 달리기만 할뿐입니다,
뽀오얀 먼지를 일으키며 필사적으로 질주하는 양들은 마침내 사막을 건너 바닷가 언덕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러나 속력이 붙은 양떼들은 어찌할 수가 없데 됩니다. 스스로 자기 목을 겨눌 수 없게 된 양떼들은 낭떠러지 아래로 마구 쏟아져 바다로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바다에 빠진 양들은 대부분이 목숨 잃고 맙니다. 이것은 동물의 세계에서 볼 수 있는, 나만 살겠다는 욕심과 미련한 행동이 가져온 비참한 결과인 것입니다. 그들이 몇 잎의 풀을 더 뜯기 위해 동료를 제치고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려간 대가는 무엇입니까?
그래도 멸종이 되지 않는 것은 떼지어 달려가는 대열 속에서 낙오된 몇 마리의 산양들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무능하여 손해를 보는 쪽이 오히려 득이 되는 경우가 된 예입니다.
그러나 이 산양들이 점점 번식을 하여 또다시 그 숫자가 많아지면 또 한번 무작정 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산양은 그 수를 적적하게 유지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달려가다가 마침내는 죽음의 낭떠러지로 내닫고마는 것은 여간 비참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요즘 우리 둘레를 살펴보면 우리들도 이 산양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덮어놓고 시속(時俗)의 흐름을 따라 막무가내로 달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다름 사람들이 자녀들을 속셈학원에 보내면 나도 아이들을 속셈학원에 보냅니다.
다른 아이들이 외제 학용품을 쓰면 우리 집 아이에게도 쓰게 하고, 다른 아이들이 이상한 신발을 신으면 우리 집 아이에게도 신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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