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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2004-02-12 (목)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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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과 수단
목적과 수단

우리는 가끔씩 목적을 잊어버리고 수단만 좇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 끝만 보는 경우가 그러한 예입니다. 목적을 바르게 알아야만 수단도 바르게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황새가 논바닥에 있는 우렁이를 잡아 먹느라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심어 놓은 모를 밟아 뭉개놓는 것이었습니다. 논 임자는 이것을 보고 꼬마 머슴에게 황새를 쫓아 버리라고 하였습니다.
꼬마 머슴은 긴 장대를 들고 논에 들어가 이리저리 휘두르고 다니면서 황새를 쫓았습니다. 그바람에 모는 더 많이 밟혀 쓰러졌습니다.
논 임자는 꼬마 머슴이 논을 밟지 않아야 모가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꼬마 머슴을 판자 위에 올려놓고 이 판자를 큰 머슴들로 하여금 메고 다니면서 황새를 쫓도록 하였습니다. 그러자 모는 더 많이 밟혀 쓰러졌습니다.
논 이마는 두 머슴만 논바닥을 밟지 않으면 모는 밟히기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꼬마 머슴을 멘 머슴 둘을 다른 판자 위에 올려놓고, 일꾼 네 사람을 구해서 이 판자를 메게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논바닥으로 돌아다니며 황새를 쫓게 하였습니다. 모는 말할 것도 없이 더욱 많이 밟혀 쓰러졌습니다.
더 좋은 방법으로 황새를 쫓으려 하면 할수록 모가 더 많이 밟히는 것을 보고, 논 임자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논 임자는 황새를 쫓는 일만 생각했지 모가 어떻게 될지는 같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우리들의 자녀들에게 흔히 바르고 깊게 생각하라고 자주 말합니다. 자녀들은 그 말을 바르게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머리 속에 그리고 있는 바른 생각과 자녀들이 머리속에 그리고 있는 바른 생각은 너무나 큰 차이(인식에 대한 접근 방법으로 인해서)가 나서 말로는 아무리 해도 자녀들이 따라할 수 없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자녀들에게 실천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자르고 깊은 생각은 마음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되고, 저렇게 하면 어떻게 될지를 잘 살펴서, 더 좋은 것을 택하는 것입니다.
자녀들과 함께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에는 여러 가지 방안을 내어놓고 그 결과를 따져 보아야만 합니다. 이 때, 동원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실험, 조사, 질문, 사전 답사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이러한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 연구하는 가운데 지혜가 길러지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쥐 잡으려다 독 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기에 앞서 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보다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한 다음 그것을 먼저 생각하는 지혜가 참된 지혜가 아닌가 합니다.
일의 순서에 있어서도 먼저 할 일과 뒤에 할 일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대개 생각나는 대로 일을 해치우고 후회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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