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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2004-02-12 (목) 10:55

ㆍ추천: 0 ㆍ조회: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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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망각이라는 좋고도 나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록문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임진왜란때 10만 양병설을 일축하며 반대했던 서애 유성룡이 지은 '징비록'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자신의 잘못을 일일이 적어서 다시는 똑같은 잘못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크나큰 선비정신이 고개를 저절로 숙여지게 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찬가지 이지만 특히 기술직은 선배의 가르침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실수는 감추고, 잘하는 기술만 가르친다면 반쪽 배움이 되는것입니다.
자존심이 상하고 창피할지라도 후배들이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도록 하는것이 선배의 도리입니다.
우리 기술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기록문화가 미흡합니다.
머리속에서 기억나는것을 말로써 가르칩니다. 배우는 후배 역시 선배의 가르침을 기록하려는 노력이 부족합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도 잠깐 반성하면 그때뿐이고 다음에 또 그런 실수를 합니다.
배우는 사람은 애매한것은 분명히 물어보고 실수한것은 꼭 적어둬서 다음에는 더 잘할수 있어야겠습니다.
선배가 귀찮아 할정도로 모르면 물어보고 적어서 실행해 본다면 그 후배는 반드시 대성할것입니다.
그러나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하면 하고 말면 말고 이런식으로 기술을 배운다고 하면
백년을 배운다고 한들 무슨 발전이 있겠습니까?
선배의 가르침과 실수를 잊지 맙시다.
서애 유성룡 할아버지께서 징비록을 써서 남겼지만 우리는 일제에 나라를 넘겼습니다.
선배의 가르침을 제대로 새기지 못해 그토록 오랜세월을 참혹하게 보냈습니다.
이제 입문하시는 후배 여러분들은 선배가 잘못하는것을 비판하기보다는
잘 새겨두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선배들이 잘하는것도 찾아서 잘 기억해 두었다가 좋은 전통으로 이어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진정으로 존경받는 선배는 자신의 과오를 감추기 보다는 다시는 그런 불행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배에게 올곧은 가르침을 주어야 할것입니다.
뼈를 깍는 아픔을 절절이 적어서 후세에 남긴 서애 유성룡 할아버지의 큰 선비정신을 본받아서
우리 모두 좋은 선배,후배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