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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주영순
ㆍ작성일	2001-04-29 (일) 22:12

ㆍ추천: 0 ㆍ조회: 32

ㆍIP:

Re..학수님은 이런 신랑되지 마셔요
제가 잘가는 천리안 주부동호회에서 퍼온글인데
학수님은 교과서 삼아서 읽어보시고
이런 신랑안하겠다고 생각해주셔요.

-------------------------------------------------- ------------재가입후 첫글이 남편흉보는 글이될 줄이야...

도저히 말할곳도 없고, 참고 있으려니 가슴터질것 같고 해서... 주절주절 써볼려구요.

3개월째 백수인 우리 남편.
빚만 늘어가고, 자신만만하게 회사를 그만두더니 이제서야 세상 물정 아는건지...
2개월 반된 우리 아기...
백일 몸조리를 해주겠다더니,
회사도 안가고 하루종일 놀면서 하는거라곤...
아침 늦게 일어나자 마자, 밥먹자!
밥차려주고 나면 아기땜에 난 밥도 못먹고 애보다가 찬밥먹기 일쑤...
그래도 절대 한번도 내가 볼테니 자기 먼저 먹어라고 말한적 없다...

밥먹고 나면 그대로 뒤집어져 텔레비젼만 본다...
혼자 설거지 하랴,청소하랴,빨래개키고 이불털고...아기 세수 씻기고, 우유타고...
끊임없이 일하는데도 빈둥빈둥...
일할때는 피곤하다고 안도와주더니...에휴...

12살 많은 남편 그래도 안됐다 싶어, 좀 잘해주려고 맘먹어도
고마운줄 모르고, 미안한줄 모르고....

오늘도 설거지 하는동안 애 좀 보랬더니 베개위에 비스듬히 눕혀놓고는,
자기혼자 축구보느라 정신이 없다.
보다못해, 동화책을 읽어주던가 애랑 좀 놀아줘라고 하니까...
화를 벌컥 낸다.
나참...애가 무슨 바보냐고, 좀 보라고 그러면 왜 맨날 혼자 눕혀놓기만 하냐고...
그랬더니 대꾸도 없다.

이불턴다고 축구보는 남편 앞에 왔다갔다 했더니,
왜 넌 내가 꼭 축구볼때 그런걸 하냐고 소리를 지른다...헉
정말 가관이다...
그래서,
지금이 이런거 할시간이지, 그럼 자기 축구볼때 난 멍하니 가만히 있어야 하냐고.
아침부터 일어나 맨날 축구만 보면서, 하루종일 나 바쁜거 뻔히 알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아무말이나 말던지....!!!
그랬더니,
아휴 피곤해..하여튼 생각하는게 저모양이라는둥...

정말 백수생활도 재미있게 살아갈수 있을텐데,
뭐하나 적극적으로 하는거 없고, 뭐하나 적극적으로도와주는거 없고.
밖에 안나가면 집에서는 그저 빈둥거리기만 하니...
정말 미워서 한대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다.

얼굴보기도 싫다...
왜이리 하나도 맘에 드는거 없이, 밉기만 한건지.
결혼한지 겨우 1년 좀 넘었건만,
왜 이리도 티격태격 불만만 늘어가는 건지...
이런게 다 결혼생활인건지...

그럴수만 있다면 남편 뒷통수라도 세게 한대 쳐봤으면 좋겠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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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수님
꿈에 부풀어 있는데 이런 글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
결혼이 솜사탕이나 쵸콜릿맛보다는
핫소스나 한약같은 맛이 더 많더군요. 제가 살아보니까.
다음에는 학수님이 배워야되는 애처가되는 법을 알려드리지요.
학수님. 결혼을 할때는 어느정도 지식이 있으면
아내를 더욱 이해하고 사랑할수 있고
아내의 고충을 더 잘 알수 있어요.
그러면 더욱더 사랑받는 남편될수 있어요.
저는 학수씨가 경처가(아내를 공경하는) 되는것은 반대입니다.
당연히 진심에서 우러나는 애처가여야죠.
제가 살아보니까 아내노릇,며느리노릇이 정말 힘들어요.
저도 무지 많이 울었어요.
결혼전에는 눈물이 뭔지도 모르는 인생이었는데
서로 살다보니 본의아니게 서로의 가슴에 대못을 박게 되더라구요.
그러니 사랑스런 신부를 더욱 예뻐해주세요.
학수씨는 잘할거라 믿습니다.
부부의 행복은 끊임없는 서로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것입니다.
다 아는 얘기인데 참 지키기 어려워요.
열받으면 머리가 포맷(?)되어서 백지가 되거든요.
열식으면 후회하고. 그런것이 결혼생활인가봐요.
학수씨. 달콤한 환상보다는 현실에 적응하는것이 아내를 돕는길입니다.
방금 우리 남편이 자다가 와서 이 글을 보고는
주제넘는다고 잔소리하네요.
그만쓸랍니다.

부산에서 주영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