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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07/12 (월) 00:44

ㆍ추천: 0 ㆍ조회: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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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에게 해달라고 하세요 (2)
부인에게 해달라고 하세요 (2)
오늘은 비도 오고 해서 느긋하게 쉬다가
이것 저것 밀린 청소와 빨래, 다림질을 하고 싶었는데
아침일찍 간판공장에 가서 프레임을 찾아와야 한다고
남편과 공장에 가서 틀을 싣고 와서 가게로 다시와서 내려놓고
싣고 내리는것은 혼자서 못합니다.
제가 도와줘야 합니다. 간판이 상당히 무겁습니다.
현수막 공장에 가서 현수막 맡긴것 찾고
우식이가 유치원에서 오기전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와서 차에서 내리는 아이를 기다렸다가
데려왔습니다. 저번주에 깜박 잊고 늦게 갔더니
심통이나서 하루종일 툴툴거리고 짜증내더군요.
미안하다고 다시는 안그런다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어요
평소에 맑은 날에는 혼자서 차에서 내려 집까지 잘옵니다.
아침에 차태워서 보낼때는 같이 배웅하지만 오후에는 스스로 오게 합니다.
비가 오는날만 데리러 갑니다.
우식이는 왕자처럼 예쁘게 아침에 집을 나서면 오후에는 거지꼴을 해서 집에 옵니다.
오늘도 거지왕자를 씻기고 옷을 갈아 입히고
간식을 챙겨주고 비디오를 틀어주고 나서야
겨우 컴퓨터 앞에 앉는군요.
이제 어느듯 저녁준비시간이 다가 오는군요.
오늘 저녁에는 무슨 국을 끓일까요.
배추시레기국을 끓여야겠어요.
이런 날씨에 어울리죠?
배추 겉잎을 뜯어서 삶아서 시래기를 만들어
냉동실에 둡니다. 평소에 장만해둡니다.
먼저 냉동된 시래기는 지퍼백채로 냉수에 담가서 해동시킵니다.
급하지 않을때는 자연해동이 좋겠죠?
해동된 시레기의 물기를 적당히 짜고
커다란 양푼에 담고 된장조금,쇠고기다시다 조금,
들깨가루,마늘다진것을 담고 무칩니다.
절대 소금,간장넣지 말것. 된장으로 대부분 간을 맞추고
시레기국은 약간 싱거운듯 끓여야 푹 끓였을때 간이 맞아요.
아참! 먼저 국 끓일 냄비에 물을 반보다 약간 작게 붓고 팔팔 끓입니다.
팔팔 끓는 물에 양념해서 무친 시레기를 넣고
센불에서 김이나도록 끓이다가
김이나면 약하게 줄여서 뭉근하게 푹 끓입니다.
일류요리사이신 시어머니께 전수받은것이라서 맛이 끝내줍니다.
국이 끓는동안 압력솥에 쌀을 안칩니다.
아주 작은 압력솥에 (2~3인용) 밥을 해야 연료비도 절약되죠.
미리 밥을 하지말고 남편이 오면 불을 켜세요.
씻고 상차리고 하는동안 금방 밥이 됩니다.
금방 갓 지은 밥이 맛있죠.
반찬들을 예쁜 종지에 각각 조금씩 담고 김도 몇장만 기름발라 굽습니다.
우리 남편은 식사때 반주를 한잔씩 하니까
장만해둔 안주거리를 냉동실에서 꺼내서 아주 약하게 프라이팬에 굽습니다.
주로 돼지고기 입니다. 요리법을 다르게해서
미리 지퍼백에 한번에 먹을만치씩 나누어 냉동시켜 둡니다.
저는 거의 반조리해서 냉동실에 둡니다.
제가 바쁘니까요. 그렇다고 남편밥상 대충 차릴수도 없고.
양파도 당근도 버섯도 각종 나물거리도 살짝 데쳐서
제일작은 지퍼백에 넣어둡니다.
아주 비상시를 대비해서 야채와햄을 넣고 볶음밥을 해서 두기도 하고
짜장에 양파와 고기를 넣고 볶아서 짜장밥을 언제라도 먹습니다.
인스탄트보다는 낫죠? 물론 한달기준으로 넣어둡니다.
너무 오래 두지는 않습니다.
저희 남편이 저번에 금강산 유람선 선착장공사하러
북한에 다녀왔더랬습니다. 원래는 해양건설전문가였어요.
부도가 나서 간판하지만.
한달동안 헤어져 있기가 괴로웠습니다.
연락도 안되고 허전하고 너무 보고 싶었어요.
그때 한달동안 밥하고 김치하고만 먹고 살았어요.
남편이 없으니까 요리하고 싶지도 않고 짜증만 나대요.
지금은 남편이 맛있게 먹어주니까 행복하죠.
그래서 조금만 시간이 나면 요리책도 보고 인터넷도 뒤져서
새로운 요리를 해주죠.
남편말이 맛은 없는데 성의가 가상하고,독특하고,변화해서 좋다네요.
바쁜 주부라서 대충한다는 소리는 듣기 싫으니까
머리를 자꾸 굴려서 초 스피드로 임금님 밥상을 차릴 연구를 합니다.
이제 그만 우리 임금님 수라상을 차려야겠네요.
다음에 또 쓸께요.

영순이가 드립니다.

프린트해서 부인에게 드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