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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07/12 (월) 02:06

ㆍ추천: 0 ㆍ조회: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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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는 힘들고 피곤하네요. 울고 싶네요
2001.5.1(화) 16:55

제사는 힘들고 피곤하네요. 울고 싶네요

오늘 제사가 끝났습니다.
어젯밤에 제사를 지냈지만
제사를 지내러 온 손님들은 아침과 점심을 드시고
가셨습니다. 30명이 조금 모자라는 어른과
아이들때문에 치닥거리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제 청소도 설겆이도 끝나고 해서
편지를 쓸 여유도 생겼습니다.
아빠가 말씀하신대로 여자는 희생하려고
이 세상에 왔나봅니다.
손가락이 욱씬거릴정도로 아파도
제가 해야할일이니까 꾹참고 해야잖아요.
참는다는것은 참 속상합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참아야하나요?
남편은 저를 많이 도와줬습니다.
나물거리도 다듬어서 장만해주고
생선들도 씻어서 빨랫줄에 널어 말려주었습니다.
청소도 도와주고 제기들을 챙겨서 넣는것까지
모두다 도와줬습니다.
그런데도 신경질나고 화가나고 속상한 마음이 드는것은
왜그럴까요?
사촌 시아주버님들이 용돈까지 몰래 주셨어요.
영순이는 왜 이럴까요.
뭐가 불만인지도 모른채로 그냥 속상해하고.
제가 아직 철이 덜들었나요?
그런게 맞나봐요. 그냥 지치고 힘들다는 생각이
막 복잡하게 들어요.
저보다 손님들 접대하느라고 더 많이 힘들었던 남편은
가만있는데 .
손님들과 술마시고, 제가 실수할까봐 필요한것은
알아서 가져가고 참 부지런히 왔다갔다 했던 남편.
끝나고 청소하고 정리하는것도 돕고 하느라고
제대로 잠을 못자고, 아침,점심에도 계속 나를 도와주느라
피곤했는지 지금 정신없이 잡니다.
제가 좀 행동이 굼뜨고 느리거든요.
그래서 남편이 신경을 많이 씁니다.
집안 친척들에게 흉보이지 않으려고 배려해줘서 고맙답니다.
아마 손가락이 아파서 괜히 짜증나고 속상했나봐요.
일년에 한번 치르는 행사인데 잘하고 싶어서
신경을 많이 썼더니 많이 피곤하네요.
시아버님 제사는 언제나 초파일 전날이라서
손님들이 주무시고 갑니다.
평소 명절때 안오시는 큰댁에서도 오십니다.
그래서 신경쓰이는점이 많고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어쨌든 저는 지금 힘들고 피곤한것이 너무 심해서
펑펑 울고 싶어요.
이제 그만쓰고 한숨 자야겠습니다.
자고 나면 기분이 좋아질것이고
기분좋게 또 편지드릴께요.

부산에서 영순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