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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07/12 (월) 02:14

ㆍ추천: 0 ㆍ조회: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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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안되는 일로 바쁘기만 합니다.
2001.5.15(화) 19:19

돈도 안되는 일로 바쁘기만 합니다.

어제와 오늘은 정말 일이 많아요.
어제 오후 5시반에 시작한 일을 밤 12시에 마무리하고
집에 와서 새벽 4시까지 컴퓨터 작업을 하고
최서방은 12시 까지 자다가 점심먹고 가게로 갔습니다.

저는 아침7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짓고
우식이를 챙겨서 유치원 보내고
청소,빨래하고 점심 차려서 먹고
가게에 가서 남은 작업을 도와주고
우식이 올 시간에 집에 와서
DM발송할 우편물들을 일일이 주소를 프린트해서 붙이고
우체국에 가서 발송하고 왔습니다.
우식이를 데리고 일을 하는것은 고통의 연속입니다.
끝도 없이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해야 하고
우유,쥬스,물,간식... 달라는거 챙겨 줘야 하고
화장실도 처리해야 합니다.
아직은 닦는 처리가 서툴러서 손을 씻어줘야 하고
옷도 바로 입혀줘야 합니다.
같이 우체국 가는데 우체국 마감시간전에 가야하는데
우식이는 호기심으로 이리저리 다니고, 쳐다보고.
무거운 우편물을 배낭에 매고 양쪽 어깨에 가방으로 또 매고 해서
거의 죽을 지경인데 우식이까지 데리고 우체국까지 가는 20분이
2시간 같이 느껴집니다.
이제 돌아와서 집안을 정리하고 편지를 씁니다.
최서방은 내일 비올지도 모른다면서 오늘 간판달아야 한다고
현장으로 갔습니다. 오늘 밤 늦게까지 일해야 합니다.
일당기사를 못구해서 막내 시누남편을 불러다가 일을 시킬거랍니다.
요즘은 일당기사를 못구해서 걱정입니다.
모두 일이 바쁜 철이라서 여기저기서 불러가는 바람에
정작 우리가 필요할때를 맞출수가 없습니다.
감기몸살이 들어서 쉬고 싶은데 일거리가 있으니 그럴수도 없습니다.
요새는 경쟁이 심해서 이익은 고사하고, 일을 따낸것만도 감사할지경입니다.
남는것이 없어도 일이 없어서 놀고 있는것보다는 낫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최서방 말대로 돈이 안되는 일거리가 3개나 겹쳐서 바쁘기는 무척 바쁩니다.
요새는 주인들이 견적을 여러곳에서 받아보고 그중에서 결정합니다.
코딱지 만한 양분식집도 그리합니다.
그래서 어쨋든지 견적에서 밀려나지 않으려고 머리를 쥐어짜다시피 해서
견적서를 만들어서 갖다줍니다.
돌아와서 마음속으로 기도(?)까지 합니다.
그렇게 고생해서 따오면 최서방은 돈도 안되느니, 시안이 복잡하느니 하면서
제 속을 긁어놓습니다.
그냥 실컷 패주고 싶은것을 겨우 참습니다.
"그저 잘난 내가 참아야지"하면서.
간판일은 성취감도 없이 밥벌이니까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것이 싫어서 남들 놀때 코피터지도록 공부했는데
남편 잘못만나서 이고생을 합니다.
오늘은 날씨도 흐리고 바람도 많이 부는데
어둠이 내리는 지금 간판을 달려고 씨름하고 있을 최서방이 가엾습니다.
무사히 일이 잘 끝나기를 기도해야겠습니다.

부산에서 영순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