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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09/30 (금) 08:38

ㆍ추천: 0 ㆍ조회: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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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 이야기

운동회이야기

오늘은 아들의 운동회입니다.

작년에는 할머니가 같이 가시는 바람에 바리바리 싸갖고 갖죠

행여나 손자가 목마를까 배고플까 심심할까 오만가지를 다 준비해서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갔어요.

점심시간에 친한 엄마들과 같이 점심을 먹는데

다른 엄마가 핸펀을 들고 피자,돈가스,치킨을 시킨거예요.

우리 아들 그거 얻어먹느라고 아이스박스에 싸온거는 쳐다도 안보는거예요

할머니 속상해서 내년에는 우리도 시켜먹자고 하셨죠.

그래서 올해는 가비얍게 시켜먹을라고 했는데

아들이 대장균 무섭다면서 유부초밥 싸달래요.

초밥만 쌀수 있나요. 과일도 싸고 음료도 만들고(우리 아들은 요새 인스턴트 거부함)

뉴스에서 연일 불량식품나와서 절대로 시판음식이나 시판음료는 안먹어요.

이제 조금 철이 드는것인지 이것이 다행인지 헷갈립니다요.ㅋㅋㅋㅋㅋㅋ

올해부터는 응원도중에는 자리를 비우지말라는 엄명이 있었다면서

교실에서 조용히 기다리라네요. 점심시간에 교실로 온다고 하면서.

하필이면 이런때 디카는 고장나고 자동카메라가 있는데 그거라도 갖고 가서

찍어야 할거 같아요.

내가 어릴때는 엄마는 화사하게 꾸미시고 먹기도 아까운 도시락을 만들어서 오셨죠

친구들이 모두 부러워했어요.

다른엄마들과 섞여있어도 엄마는 언제나 눈에 띄는 미인이셨는데

저는 못생기고 뚱뚱해서 눈에 띄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올해는 할머니들이 모두 비즈니스(?)가 바쁘셔서 못오신답니다.

금덩어리같은 하나밖에 없는 손자를 양쪽 할머니가 번갈아가면서 찾아가고

아들은 할머니 오지마세요. 저기가서 앉아계세요.......했답니다.

역시 사랑은 내리사랑이고 짝사랑이 맞나봐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오직 사진이 남는거라고 생각하는 외할머니는

용감하게 손자가 춤추는 가운데 가서 팍팍 찍고........제가 어릴때도 엄마가 그랬거든요.

저는 그렇게 못해요. 4살짜리 핑계대고 그냥 조용히 구경만 할거예요.

관리실 방송에서 아파트셔틀버스로 데려다 준다고 내려오라는군요.

저 운동회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