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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07/12 (월) 01:18

ㆍ추천: 0 ㆍ조회: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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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의 공주병
2001.1.18(목) 15:53

어린시절의 공주병

며칠전 '아줌마'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대책없는 공주병환자가 있더군요.
남편이 말하기를'영순이에 비하면 새발에 피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내가 과연 공주병 증세가 있는가.
어린시절을 거슬러 기억을 더듬어보면

못생긴 딸을 어떻게 하면 예쁘게 해볼까 하고
맨날 연구하는 극성엄마때문에
언제나 다양한 헤어스타일과 공주드레스를 팔락거리던
한 여자애가 보입니다.
요즘같은 겨울철 제가 자라던 70년대에
부츠에 털코트에 털모자까지 코디해서
외출하던 한 모녀도 보입니다.
참고로 엄마는 미인이셨습니다.
평민들과의 접촉을 싫어한 엄마는
길거리에서 떡볶이,족자로 만들던 설탕과자 등등
절대 못하게 했습니다.
때문에 고무줄뛰기,공기놀이등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회사에 다니시던 엄마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에 있으라고 했습니다.
어린시절 동네에서 제별명이 '별당아씨'였습니다.
결국 명작동화를 열심히 보는 착한 딸이 되어서
엄마를 만족하게 했습니다.
참고로 제 남동생은 이 모든 구속에서 제외되어서
주로 밖에서 마음대로 뛰놀았습니다.
남자니까.

어느날 이사를 했는데 그때가 초등6년 겨울방학이었습니다
검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새로 이사온 집에 옥상에 올라갔는데
맞은편에 살던 중학생 오빠가 급하게 여동생을 부르더니
"야. 우리 앞집에 신데렐라가 이사왔다"면서 좋아하더랍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중학교에 입학해서 단발로 자르고 검은 교복을 입고
학교에서 돌아와 집으로 들어가려고 대문을 여는데
그 오빠가" 여기 며칠전에 살던 신데렐라는 어디 갔어요?"
알지도 못하는 평민과 얘기하기 싫었던지
그 공주는 말도 안하고 대문을 쾅 닫고 들어가버렸죠.
앞집에 사는 동갑인 친구는 중학교에서 같은 반이 되었어요.
그 애가 자기 오빠에게 설명을 해줬더니
"아! 정말 너무한다. 왜 여자애들 머리,교복을 해야하나."
그 당시의 문교부를 원망하더랍니다.

저는 어린시절에 공주는 동화책에 나오는 사람이지
나와의 관계는 생각도 해본일이 없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어린시절이 흘러갔을 뿐입니다.

다음엔 대학시절 얘기를 해드릴께요.

영순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