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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09/21 (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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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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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충망 이야기

아파트 분양받아서 올때 만들었던 방충망이 10년이 넘었습니다.

세월에 삭아서 우리집 딸래미가 장난치는 바람에 조금 찢어졋습니다.

지난 매미태풍때도 멀쩡했는데 이번 태풍에도 당연히 멀쩡하죠

근데 인재(?)가 난겁니다. 조금 구멍이 난 것을 딸래미가

손으로 북 찢은겁니다.

마구 야단치는데 관리실에서 방송을 하더군요.

“이번 태풍에 방충망이나 기타등등 피해보신거 신고하셔요.”

우리가 그동안 낸 화재보험에서 다 보상해준단 반가운 멘트였습니다.

당장에 가서 신고하고 싸인했죠.

저녁에 시어머니가 오셔서 그런 얘기를 했더니

당장에 부엌으로 가시더니 식칼을 가지고 오셔서

여기 저기 북북 칼질 난도질을 하시는겁니다.

아!!!!!!!! 내 몬살아.

아이고 괘안타. 남들도 다 그래 한다. 걱정마라.

남편은 엄마덕분에 개망신 당하게 된거라고 난리를 치구요........

며칠뒤 시이모님이 놀러오셔서

느그집에 방충망에 와 칼질했오?

나는 꿀먹은 벙어리, 남편은 꿔다논 보리자루.

시어머니께서 펄쩍 뛰시면서

무신 소리요. 칼질은 무신......

이모님께서는 기신을 속이라 내를 속일라꼬........

그래요. 칼로 쨌쓰요....그래서 고발 할끼요......

그래 니 같은 할마시가 있어서 우리나라가 정의사회구현이 안되는기야.......

웃음참느라고 죽는줄 알았지요.....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투데이.......

인터폰이 와서 보험직원이 사진찍으로 온다는겁니다.

가슴이 콩닥거리고 괜히 베란다에 왔다리 갔다리.......

띵똥!

아저씨는 종이에 적힌 912호를 나보고 들라고 하더니 여기저기 사진을 찍더만요.

아저씨가 실감나게 한다고 더 북북 찢어가면서 찍었어요

서류를 4가지 제출하라고 쪽지를 주시고 가셨어요.

이제 방충망고치는 아저씨 불러서 견적서를 작성해서

관리실에 제출하면 돈이 나온답니다.

소심한 우리남편은 나보다 더 조마조마 했는데

아저씨가 더 북북 찢더라는 얘기를 듣고는 막 웃었어요.

아저씨가 “요즘 모기도 없는데 좀 많이 찢읍시다”하면서 찢는데

정말 웃음이 나더라구요.

드디어 깨끗한 방충망으로 고칠 것을 생각하니까 기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