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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11/23 (수)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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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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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공포 대물림

우리 아들이 어제 엉망진창 수학시험지를 받아와서 이 엄마를 열받게 했다.
그것도 아주 뭉쳐진채로 가져왔다.
도대체 뭐가 될려고 이런 시험지를 받아오냐?
우리 아들의 특징은 말대꾸를 안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미친다.
도대체 수학에 관심없냐? 성적에 관심없냐? 뭐라고 말좀해라.
아들은 관심있고 잘못했다고 했다.
그러면 스스로 수학공부하는 모습을 좀 보여다오.
더 야단치면 내가 더 지쳐서 아무것도 못할거 같아서 일단 그치고
이것저것 하다가 아들방에 다시 가 보았다.
아들은 뭐를 만든다고 열심이었다.
열받은 엄마는 다 집어던지고 도대체 니가 커서 뭐가 되고싶으냐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아들의 짧은 대답 “발명가 되고 싶어요”
야! 발명가는 수학잘해야 되는거야.
계속 쳐다보면 한대 칠거 같아서 부엌으로 나와서 물을 한잔 마셨다.
문득 나의 어린시절이 생각났다.
나는 지독하게 산수를 못하는 어린이였다.
다른과목을 잘했기 때문에 엄마는 나를 포기할 수가 없어서 닦달을 해가며
산수공부를 시키셨다. 지금의 내가 우리 아들에게 똑같이 하고 있다.
중학교 가기전엔 과외공부도 받았다. 영어와 수학을 받았는데
영어는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어났다. 마침내 과외선생님 추천으로
샐리라는 미국선생님께 과외를 받았다. 내가 알고있는 팝송은 그때 샐리에게
다 배운 것이다. 나는 거의 모든 올드팝송을 부를 수 있다.
그런데 수학은 도무지 성과가 없어서 결국 그만두었다.
중학교때는 수학시험이 엉망인데 전교1등을 하는 희한한 일도 있었다.
수학선생님은 수학시간에 수학이 엉망인데 전교1등을 했다는 사실로
비꼬아서 온갖 모욕을 주셨다.
세월은 흘러 고등학교에 다닐때 처음 8비트가 소개되고 컴퓨터 학원이 생겼다.
대학을 못가면 회사에 취직해야한다고 엄마를 졸라서 컴퓨터를 배웠다.
베이직은 어찌나 재미있는지........쑥쑥 실력이 늘어나서 마침내
공고생들이 우글거리는 정보처리기능사반에 유일한 홍일점으로 자격증도 땄다.
우째 다행히도 전자계산과에 합격해서 대학물을 먹게 되는 행운이 왔다.
근데 일어과에 다니는 내친구는 교양수학 한개만 하는데
나는 수학만 6과목을 하는 것이다. 내친구의 전체 교양과목보다 많다.
학교를 그만둘라고 했는데 지도교수님이 얼르고 달래서 계속 학교를 다녔다.
고통스런 수학은 졸업할때까지 나를 괴롭혔다.
대학에서 공부한거는 수학이론을 포트란으로 어셈블리로 구현하는 것을 배우는거였다.
직장에 취직하면서 수학에서 해방되었다.
그런데 결혼을 해서 다시 수학의 공포가 시작되었다.
우리남편은 산수가 느린 마누라에게 온갖구박을 했다.
전자계산과 출신이라고 해서 수학 잘하는줄 알았더니 속았다.....우리 남편은 건축과졸업이다
임신을 하고나서 아이가 나를 닮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학태교도 열심히 했다.
아이가 태어나서도 수학을 염두에 두고 동화책을 골랐다.
중국에 유명한 수학자의 엄마는 매일 아침 아들을 부두에 데리고 나가서
배를 헤아렸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생활에서 수의 개념을 늘 강조했다.
심지어 과자를 먹으면서도 노력했다.
그런데 수학만큼은 도무지 발전이 없다. 지금까지도.
어찌 그리 나의 안좋은 것을 닮았는지 볼수록 화가난다. 속이 상한다.
남편에게 도대체 수학을 어찌 가르쳤길래 맨날 이모양이냐............
남편은 너를 닮아서 그런건데 책임전가하느냐.........
그래서 애초부터 당신에게 부탁한건데 지금와서 그런말이 뭔 소용이냐.
우리 부부는 지금 골머리를 썩고 있다.
정말 지겨운 수학이다....언제나 해방될려는지.
예담이는 수학 잘할까? 예담아 너는 수학 잘해야 한다 알았지?
예담의 대답: 나 곤부 안하끄야........
나에게 지금 희망이 없다.

고운맘: 수학은 원리가 중요한데 넘 흥분 하시지 마소서.....
고운이도 지금 원리를 가르치는 수학을 교육중인데 지금은 재미있어 하고 잘 따라해서 좋은데 나중에 싫다고 할까봐 은근히 걱정 이었거든요...우식이 넘 나무라지 마시고 수학지도를 좀 즐겁게 할 수 있는 과외생 한번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11/23-13:34]-

나뭇가지: 우식이도 첨부터 그런것은 아니랍니다. 4학년이 되면서 이렇게 된거랍니다.
이제 혼자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해야하는데 그것이 안되면 취업을 위해서 대학원을 위해서
과외를 받는 사람이 된답니다. 힘들어도 혼자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해야합니다.
선생님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학생들이 많잖아요. 저는 그런 교육은 싫습니다.
-[11/23-16:38]-

엄마곰: 헉..저도 가슴 아픈 옛일이..ㅋㅋㅋ -[11/23-23:29]-

고운맘: 초등4학년부터 수학이 갑자기 어려워져서 포기를 하는 학생들이 많이 생긴다고 하더라구요..
그렇죠..혼자 터득이 젤 중요하죠...
우식이가 잘 이겨냈음 해요,잘 하겠지요,우리 우식이! -[11/24-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