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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10/04 (화) 12:16

ㆍ추천: 0 ㆍ조회: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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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대말 이야기
존대말 이야기

우식이를 낳고 제왕절개했기 때문에 며칠 입원해 있었는데
그때는 핸펀이 없어서 공중전화를 하러 겨우겨우 한걸음씩 걸어서
공중전화가 있는곳까지 왔다.
마침 덩치큰 아저씨가 전화를 걸고 있었는데
“엄마...아쩌구 저쩌구....아빠 어쩌구 저쩌구.....(몽땅 반말)”
돌아선 아저씨는 흰머리가 희끗한정도로 연세가 많으셨다.
전화를 걸고 침대로 와서 여러 생각을 했다.
나는 어릴때부터 존대말을 썼지만 호칭은 엄마,아빠라고 불렀다.
우리아버지는 종손으로 항상 예절을 강조하셨는데
호칭은 꼭 아빠라고 하라고 하셨다. 지금도 이해가 안감.........
그래서 남편에게 처음부터 아버지라고 해야 나중에 고칠필요도 없다고 했더니
찬성했다. 나는 지금도 아빠라고 한다.
시어머니가 야단치셔서 아버지라고 했는데 오히려 친정아버지가 야단치셨다.
그래서 지금은 시어머니에게는 아버지라고 하고 친정아버지에게는 아빠라고 한다.
우식이는 임신했을때부터 이중언어를 가르치려고 계획하고
뱃속에 아기에게 얘기하는 태담을 할때 영어로 했다.
다른 가족들은 한국어로 하고.........
태어나서도 마찬가지로 엄마랑 얘기할때는 영어로 하고
다른 가족들과는 한국어로 했다. 우식이는 백일지나면서 말을 했다.
정말 모든사람들이 놀라워 했다.
그때까지도 나는 나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는거 같아서 뿌뜻했다.
자라면서 점점 언어도 늘어가고 영어랑 한국어는 같은수준으로 발전했다.
영어서점에 가서도 노란머리친구들이랑 얘기도 잘하고
엄마랑 빵만드는 수업에 가서도 외국친구들과 잘 놀았다.
부산에 남천동 삼익비치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데
브레드가든매장에서 하는 수업에도 같이 참가했다.
유치원에 가서도 별 문제가 없어서 유치원생은 가입이 안된다는 윤선생영어를
프리토킹시험을 치르고 가입해서 공부했다. 파닉스과정을 마치고
다음단계로 올라가려고 했는데 어느날 우연히 우리 아들이 존대말을 엉터리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드세요 해야하는데 드시세요 한다든지.........요 만 붙이면 다 존대말인줄
아는 것이 충격이었다. 이 엄마는 그저 아들이 양쪽 언어를 하는것에만 감격해서
그런문제를 못본것이었다.
그래서 그 순간부터 아이에게 존대말을 제대로 해야한다는 설명을 하고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금지햇다. 지금까지 쭈욱 이어지고 있다.
시어머니는 아깝고 안타까워 하시면서 크면 다 잘한다고 하셨지만
내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할머니 여기와서 식사하셔요...........아이는 이것이 번거롭고 귀찮다고 싫어했다.
그랜마. 캄앤잇!...........이것을 계속했다.
이런저런 과도기를 거쳐서 존대말이 정착되고 지금은 존대말을 아주 잘한다.
우리아들은 사실 첨부터 존대말을 사용했다.
아들이 말을 배울때부터 엄마는 존대말을 하면서 아이를 교육시켰다.
일본의 엄마들이 아이에게 존대말을 하면서 존대말을 가르친다는데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나도 그리했다.
그렇지만 반쪽짜리 존대말이었다.
할머니 밥드세요.........이것은 반쪽짜리이다.
할머니 진지 드십시오.
하세요 는 존대말이 아니다.
아니요........이것도 반쪽짜리 존대말이다 아닙니다...라고 해야 정답이다.
우리말에는 미묘한차이로 헷갈리는 존대말이 다수 있다.
그런것들을 어른이 되면 자동으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
어릴때부터 교육을 받아서 배이고 저절로 생활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딸은 정말 싸래기밥만 먹다 왔는지 계속 반말이다.
우리딸에게도 아들과 같이 똑같이 교육했는데 이해가 안간다.
요즘은 50%정도 존대말을 쓴다.
완전히 그 순간 기분따라서 분위기 봐서 존대말을 하다가 반말을 하다가 지멋대로이다.
반말을 할때마다 무서운 얼굴을 하고 “예쁘게 말하세요”
그러면 곧바로 존대말을 한다.
말이란건 정말 중요하다. 아이에게 영어로 하는 존대말도 가르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말하는 수준으로 그사람의 수준을 척도한다.
우리 엄마는 “부모와 자식이 친하게 지낸다고 친구는 아니야”라고 하셨다.
존대말을 쓴다고 아들과 아버지가 거리가 멀다고 한다면
우리남편과 아들을 소개하고 싶다. 두 사람은 때로는 두 남자로 아주 친하게 지낸다.
하지만 존대말을 쓰고 과일을 먹을때도 먼저 못먹게 한다.
그것은 부모자식간의 거리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오히려 반말하는 아들이 반항도 더 쉽게 한다. 언제나 만만한 아빠엿으니까...........
반말해도 예의바른 아이들은 드물다. 아직 주변에서 그런경우를 보지 못했다.
요즘도 버릇이 없다고 우리 아들은 야단을 맞는다. 어떨땐 무섭게 혼난다.
나역시 상당히 버릇없이 자랐다. 많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아재,아지매들이 있는 환경에서
나는 처음으로 태어난 자손이라서 그야말로 금이야 옥이야 하면서 자랐다.
엄마는 늘 아무도 몰래 산속으로 끌고 가서 매를 때렸다.
내가 자라면서 나를 야단치는 사람은 엄마가 유일했다.
그러나 지금은 엄마에게 감사드린다. 그렇게 오냐오냐하는 환경에서
엄마가 나를 잡아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버릇없는 망아지로 철없는 어른으로 자랐을거다.
앞으로도 밖에 나가서 부모와 집안에 먹칠하지 않는 아들로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