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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2003-12-16 (화) 13:15

ㆍ추천: 0 ㆍ조회: 216

ㆍIP:

계백장군 부인과 대한민국 아줌마
얼마전 황산벌 영화를 보았습니다.
저랑 월요일 마다 급식당번하는 지호엄마가 전라도 분이신데 사투리가 아주 심하시거든요.
그런데 너무 따뜻하고 정겹게 느껴지더군요.
황산벌 영화중에 젤로 감명깊은 장면은 계백이 처자식을 죽이고 전쟁에 나가는 겁니다.
우리가 역사에 배우기는 장군부인답게 의연하게 죽음을 한걸로 배웠는데
영화 후편에 진실이 나오더군요.
"약먹고 죽을래? 내 칼에 죽을래?"
계백부인이 눈을 부릅뜨고
"뭐라고라고라....
이제껏 해준것도 없으면서 새끼들까정 죽으라고...
못해!
이제까지 전쟁놀이 하느라 싸돌아 댕기고 제대로 가장노릇도 안해놓고
이제와서 죽으라고?
못한다!!!!!!!!!!
마구 악을 쓰면서 눈을 부라리면서 화가나서 따지더군요.
결국 죽지만............
그때 계백이 가진 처자식의 가치가 지금 더 낳아진것이 있나요?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심한 인간들은 동반자살을 하지요. 처자식 인생도 지멋대로 결정하고............
물론 아주 심한 경우이지만.........
밥먹으러 가서 일일이 식구들에게 물어보는 아빠는 10명중 두세명 뿐이고
나머지는 이미 다 결정해서 뭐 먹으러 간다. 가자!!!
만약에 누군가가 그거 먹기 싫고 다른거 먹고 싶은데 하면 그만 화를 내고 성질을 부립니다.
자살과 외식정하는거 사이에 무수한 얘기들이 있겠지요.
매번 가족에게 다 맞출수는 없지만 한번씩은 가족이 결정하는데로 하고
그래도 또 기회가 오면 가장의 뜻대로 한다면 얼마나 멋진 아빠가 될수 있을까요?
얼마전 텔레비를 보다가 강금실 법무장관이 뉴스에 나왔습니다.
남편이 법무장관이 여자라고 뭐라고 하더군요.
어찌나 화나던지..........
나중에 우리딸은 대학 절대 안보낼거다.
공부도 안가르칠거다.
부억데기 할건데 많이 배우면 오히려 고통이다.
남편은 갑자기 열내면서 화내니까 당황해서
우리딸이 크면 시대가 달라지겠지..........
더 화가 났다.
우리 아버지도 시대가 바뀌면 나아질거라고 생각하고
없는 형편에 고급교육 시켜준 덕분에 지금은 더 괴롭다.
내 꼴을 봐라. 남편 일도와 주느라고 내 직장도 포기하고 이게 뭐냐.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남의 딸이 법무장관하는거는 눈꼴시럽고
내딸은 과학자 시키고 싶나?
도무지 섧고 화나서 씩씩 거리면서 진정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내가 어쩌다 저런 무식하고 이기적인 인간하고 결혼했나...
눈물이 나려고 했지만 애들이 놀랠까봐 설겆이 한거 정리했습니다.
정말 남편이 꼴도 보기 싫습디다.
이세상에 지금 현재 나라를, 이 지구를 엉망진창 말아먹고 있는거는 남자들이라는거를 알아라!!!!!!
마침 시어머니가 안계셔서 막 소리 쳐서 싸웠습니다.
남편이 나를 달랠려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더이상 진행하면 큰싸움이 될것 같아서 그만 두고 분을 삭히기로 했습니다.
하루종일 가게에 죽 치고 앉아서 멍청하게 있는것도 속상해 죽겠는데
어쩌면 그렇게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지...............
황산벌 영화를 보면서 계백이 잠시 미워지더군요.
역사속의 훌륭한 장군이지만 아내에게는 정말 나쁜 인간이고 자식들에게도 정말 나쁜 아버지였습니다.
자식을 키우면서 사는 아줌마의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yn22kr: 공감합니다. -[12/16-19:17]-

나뭇가지: 공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2/18-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