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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2004-05-03 (월)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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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의 유래
글을 다 쓴 뒤에는 다시 읽어보고 고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을 우리는 퇴고 또는 추고라고 합니다. 퇴고 또는 추고라고 하는 것은 <堆>를 '밀 퇴' 또는 '밀 추' 두가지로 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퇴고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당나라 시인인 가도가 어느 날 과거를 보려고 서울인 장안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그 동안 공부한 것을 머리 속에 그려 보며 나귀를 타고 서울길을 재촉하였습니다.
그 때, 문득 좋은 시구가 떠올랐습니다. 가도는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좋은 시구여서 무릎을 치며 기뻐하였습니다.
' 새는 연못가 수풀에 깃들어 자는데 스님은 달빛 아래에서 문을 두리리네'
라는 구절이었습니다.
저녁 무렵의 쓸쓸한 모습에 빗대어 인간의 원초적 외로움을 잘 표현한 시구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된 구절은 '문을 두르리네(敲)'홀 할 것인가 '문을 미네(堆)'로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었습니다.
밀어보지도 않고 두드리기부터 해서는 안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두드리지도 않고 밀기만 해서는 또한 소용없는 것이 잠자리를 청하는 사람의 답답한 상황이기도 하였습니다.
가도는 나귀 위에서 문을 두르리는 흉내도 내어보고, 문을 미는 흉내도 내어 보며 골꼴히 생각에 잠겼습니다. 가도는 나귀가 제멋대로 가는 줄도 모르고 '퇴'와 '고' 중에서 더 나은 글자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가도가 탄 나귀는 당시 경조윤이라는 벼슬자리에 있던 한유의 행차 속으로 뛰어들고 말았습니다. 한유는 당나라와 송나라에 걸쳐 뽑힌 8대 문장가의 한 사람으로 호는 퇴지라고 하였습니다.
가도는 호위병에게 끌려 한유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가도는 그 연유를 자세히 말하였습니다.
당대 최고의 문장가였던 한유였지만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좋은 글자를 찾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침내 둘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명문장가는 명시인을 알아보았던 것입니다.
그 뒤, 한유는 가도에게 '추(推)'보다는 '고(敲)'가 더 나음을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어울릴 수 있음도 덧붙였습니다.
이 고사에 연유하여 글 고치는 일을 '추고' 또는 '퇴고'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이 선택은 다시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또 바꾼다고 할지라도 이미 입어버린 상처는 쉽게 회복할 수가 없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표현하는 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행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말은 일회성이지만 글은 영원히 남기 때문입니다. 물론 말이 일회성이라고 해서 함부로 해도 된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글은 기록으로 남아서 영원히 보관되며 여러 사람이 동시에 보게 되므로 그만큼 더 무서운 것입니다.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좋은 글은 바로 좋은 인간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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