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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뭇가지
작성일 2004-04-22 (목) 15:09
ㆍ추천: 0  ㆍ조회: 207      
IP:
말뚝
* 고삐를 당겼다. 팽팽하게 공중에 줄을 치며 외줄로 잡아당겼다. 말뚝은 말뚝대로 소는 소대로 잡아당겼다. 소가 한 번 잡아당기면 말뚝이 한 번 잡아당겼다. 소 힘만큼 말뚝에게도 힘이 있었다. 소가 바깥으로 끌어당기면 말뚝은 안으로 끌어당겼다. 이쪽에서 놓으면 저쪽에서도 놓았다. 서로 모르게 끌어당길 수는 없었다. 검게 박힌 말뚝으로부터 소는 달아날 수 없었다 말뚝도 한 발 움직일 수 없었다. 서너 발 거리에서 말뚝은 소를 소는 말뚝을 바라보았다. (이 여명 글) *

어릴 적에 ‘말뚝 박기’하며 놀았던 적이 있습니다. 거칠게 허리에 올라타는 아이들이 미웠습니다. 특히 좌우로 흔들어 대는 성난 소 같은 아이들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곤 했습니다. 풀썩 주저 앉을 때는 같은 편 아이들의 핀잔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말뚝(하체)이 부실한 아이들은 인기가 없었습니다.

든든한 말뚝이 있으면 코끼리를 묶어 놓아도 안심할 수 있습니다. 지역주의의 바람에 한건 올리려는 것이 말뚝 공천이라고 합니다. 말뚝을 잘 박아 놓으면 평생 당선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믿고 있다가 실패하였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우리의 정기를 끊어 놓겠다고 한반도의 혈 자리를 찾아 말뚝을 박아 놓았다고 합니다. 그랬다고 우리가 망한 것은 아니지만 말뚝 잘 박으면 영원히 자기 것이 된다는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결혼하고 이리 저리 거처를 옮겨 다니면서 지금은 여덟 번째의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이사를 간 지역들은 아는 사람도 없고 생소하였지만 살다 보면 정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살던 곳에 말뚝을 깊게 박지 않으니까 장막을 옮기는 일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정착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러면 돈도 많이 벌고 안정적인 생활을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장막을 옮길 때는 이사 몇일 전에 주위 사람들에게 알립니다. 정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섭섭함을 표시하지만 그것이 서로 편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불평이 많았습니다. 자주 옮겨 다니니까 친구를 사귀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평생을 한 곳에 정착하여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탄광촌에서 살다 떠날 때가 생각이 납니다. 어둑한 밤에 정들었던 언덕길을 내려 오다가 시내를 바라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삶의 의미를 일깨워준 소중한 곳이기에 발을 뗀다는 것이 마음 아픈 일이었습니다. 거처를 옮길 때마다 마음속에 심적인 갈등이 있습니다. 바로 권리 포기입니다. 땀 흘려 쌓아 놓은 권리를 포기하는 일입니다.

말뚝 박고 누릴 수 있는 권리의 유혹을 포기한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살면서 권리 때문에 싸우고 아파합니다. 자존심, 사랑 받고 인정 받고 싶어하는 마음, 자기 영광을 취하고 싶은 권리 때문에 실패하고 좌절합니다. 저도 그것 때문에 많이 실망하고 넘어졌습니다. 말뚝의 유혹은 아직도 제 삶에 여전히 있습니다. 예수님은 한 곳에 머물러 말뚝 박고 편히 사는 것을 거부하셨습니다. 완벽하게 권리포기를 하고 사신 분입니다.

말뚝도 잘못 막으면 뽑히지 않습니다. 그것에 묶이어 헤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자유 할 수가 없습니다. 상대방이 잘 해주길 바라고 사랑해주길 바라고 행복하게 해주는 기대감으로 실망합니다. 쓸모없는 기대감은 마음에 거품을 일으킵니다. 모두가 마음의 말뚝입니다. 누군가에게 밥 한끼 사주면서 다음에 얻어 먹을 것을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쓸모 없는 기대감이란 말뚝을 심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권리를 포기할 때 신발을 벗는 다고 합니다. 신발은 벗는 것은 ‘당신에게 나의 모든 권리를 양도합니다. 나의 소유권을 포기합니다’ 라는 의미를 갖는 다고 합니다. 저는 이것을 우리 정서에 맞게 말뚝을 뽑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한 알의 밀에 관해 묵상했습니다.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라는 진리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삶에 적용이 잘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땅에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뽑히지 않는 허영과 교만, 욕심의 말뚝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데 한 알의 밀쯤이야 떨어져 죽어 줄 까닭이 없습니다. 가정 안에서 권리라는 말뚝이 뽑혀 질 때 화평의 열매가 맺어 집니다. 배우자에게서 누릴 권리만 주장하면 싸움이 중단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건강하지 못한 기대감때문에 어려움을 당합니다. 그런 기대감은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런 말뚝은 뽑아내야 합니다. 말뚝이 빠져 나간 자리에 좋은 씨앗이 심어지도록 소망하십시오. 우리의 마음밭에 한 알의 밀이 떨어져 풍성한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리면 좋겠습니다.

<한현수의 야베스칼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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