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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2004-05-03 (월) 12:43

ㆍ추천: 0 ㆍ조회: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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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은 참깨
인도의 옛이야기 가운데 '볶은 참깨'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일의 순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주는 귀한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어느 집에서 참깨를 볶았습니다. 고소한 냄새가 온 이웃집으로 풍겼습니다. 그러자 이웃에 사는 얼순이가 달려왔습니다.
"무얼 하세요?"
"참깨를 볶고 있어."
"참깨는 볶아야 고소한 맛이 나니까."
"아, 그렇구나."
"그럼 얼순이네는 지금까지 참깨를 어떻게 먹었는데?"
"네, 말려서만 먹었어요."
"그래도 고소하기는 하지. 그렇지만 힘이 들더라도 이렇게 볶으면 더욱 고소해."
"그렇군요. 저도 이젠 볶아서 먹어야겠어요."
얼순이는 볶은 참깨을 한 주먹 얻어서 먹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고소하였습니다.
얼순이는 집으로 오자마자 그날부터 참깨를 볶아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뜨거운 불을 피워놓고 참깨를 볶기란 여간 힘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땀을 줄줄 흘려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듬해 봄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들에 나가 씨앗을 뿌렸습니다.
얼순이도 들에 나가 씨앗을 뿌렸습니다. 참께 씨앗을 뿌릴 차례가 되었습니다. 얼순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참깨를 그냥 부리면 가을에 거두어 다시 볶아야 할거야. 그런데 참깨를 볶기란 여간 힘드는 일이 아니야. 그러니 미리 볶아서 뿌린다면 가을에 다시 볶지 않아도 괜찮을 거야.'
이렇게 생각한 얼순이는 그만 참깨를 고소하게 볶아서 밭에 뿌리고 말았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풍성한 수확에 고소한 참깨는커녕 싹도 돋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차례를 어기고 욕심을 부리게 되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게 된다는 교훈을 이 이야기는 주고 있습니다. 돈을 좀더 많이 쉽게 벌기 위해서 남의 돈을 끌어다 무리하게 사업을 벌였거나, 무리하게 증권 투자를 하여 손해를 많이 본 사람의 경우, 이 이야기에 나오는 얼순이와 같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자녀들의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의 자녀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만을 열심히 하고 흥미가 없는 과목은 열심히 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보통 때에는 놀기만 하다가 시험을 치를 때에만 벼락치기로 마구 외워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경우, 참된 실력으로 정착되기가 힘듭니다. 무슨 내용을 어떤 순서로 공부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검토와 실천이 자녀들 스스로의 힘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부모님들은 자녀들보다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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