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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2004-05-12 (수) 17:03

ㆍ추천: 0 ㆍ조회: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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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댁의 보물
두 형제가 한 동네에 나란히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형님네 집은 항상 웃음꽃이 피는 화목한 가정인데, 동생네 집에서는 싸우는 소리가 자주 들렸습니다.
'우리 집은 그렇지 못한데, 형님 댁은 어떻게 늘 웃음꽃이 피는지 알 수가 없단 말이야.'
동생은 궁금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재산으로 봐도 형님이 나보다 나을 것이 없잖아?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형님과 내가 재 산을 똑같이 물러 받았는데 형님은 나보다 식구가 더 많으니 형편이야 뻔하지 않은가? 아 무래도 무슨 보물을 숨겨 놓고 계신 모양이야. 가서 보물을 나누어 가지자고 해야지.'
동생은 이렇게 마음먹고 형님 댁을 찾아갔습니다.
"어서 와."
형님이 동생을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형님은 길이가 짧은 이상하게 생긴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바지 모양이 왜 그렇습니까? 긴 바지도 아니고 짧은 바지도 아니고, 이상하군요."
동생이 말했습니다.
"허허, 그럴 이유가 있지."
형님이 껄껄 웃었습니다.
"내가 어제 시장에서 바지 하나를 샀지. 집에 와서 보니 길이가 너무 길지 않겠어? 그래서 저녁을 먹으면서 식구들 앞에서 바지를 5㎝쯤 줄여야 되겠다고 말했지."
"그게 5㎝ 줄이신 겁니까? 15㎝쯤 줄이신 것 같은데요."
"그래, 아침에 보니 이렇게 줄어 있더군."
"그럼 형수님은 5㎝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신다는 말씀입니까?"
"아니지. 형수야 분명히 5㎝만 줄였지."
"그럼 10㎝는 누가 줄였어요?"
"5㎝는 맏이가 줄이고, 또 5㎝는 둘째가 줄인 거야. 딸이 둘이기에 망정이지, 하나 더 있었 다면 이 바지는 아마 더 위로 오라갔을 거야. 허허허."
"형님도 참. 웃음이 나오세요? 저 같으면 야단을 치겠습니다."
"허허. 너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바지는 이렇게 되었지만 서로 제 어머니를 도우 려고 한 일인데 어떻게 나무랄 수 있니? 오히려 나는 자랑스러기만 해."
그제야 동생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동생은 그 길로 시장에 가서 바지 하나를 샀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을 때에 식구들을 보고 바지가 10㎝뜸 길다고 말했습니다.
이튿날 아침, 바지를 입어보니 바지가 긴 채로 그냥 있었습니다. 동생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왜 아직까지 바지를 줄려놓지 않았소?"
"얘, 맏이야. 아버지 바지 줄이랬더니 왜 안 줄였니?"
아내가 큰딸을 나무랐습니다.
"얘, 너 왜 아버지 바지 안줄였니? 왜 시키는 대로 안 하는거야?"
이번에는 큰딸이 동생에게 야단을 쳤습니다.
"숙제가 많아서 못 했어."
둘째 딸은 문을 '쾅' 닫고 나갔습니다.
동생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습니다.
"형님 댁의 보물이 무엇인지 이제야 알겠구나."
그 뒤, 동생네 집 식구들이 형님네 집 식구들처럼 화목한 가정이 되기까지에는 오랜 세월이 걸려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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