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애드]-옥외광고 전국네트워크

ㆍ작성자	김동욱
ㆍ작성일	2002-12-06 (금)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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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는 거꾸로 가는가?
모래시계는 거꾸로 가는가?

2002년 옥외광고대상 수상작에 관하여 사인업계가 뒤숭숭하다. 환경조형물에 옥외광고대상을 수상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사실 이번해부터 바뀐 공모요강에서부터 일면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기존의 우수광고물전에선 그 출품작들의 경계가 분명했었다. 주로 각 지역의 생활밀착영, 중소규모의 업체들에서 창작한
작품에 한해 출품이 한정되어 있었다.
이것이 올해부터 옥외광고대상이라는 명칭으로 바뀌면서 크게 두가지가 달라졌다.
제작기간 문제와 출품대상의 범위확대가 골자이다
기설치물 제작년도가 2000년까지 제한한다는 것은 허무한 시간낭비일것 같으므로 논외로 하자.
심사채점기준에서 예술성에 60%를 준 점수비율의 문제나 교수들로만 짜여진 심사위원배정 문제도 지면문제로 논외로 하자
또 수상작의 광고법적 해석문제 - 조형물이냐, 광고물이냐 - 도 의미 없으므로 논외로 하자.
문제는 생활형 간판 및 광고물, 대형광고물, 교통광고물, 공공시설이용 광고물, 공공사인 시스템 부문에서 모두 출품하여
수상작을 뽑겠다는 안이한 사고를 한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옥외광고의 범위는 너무나 넓어 그 경계를 쉽게 가름하기가 만만찮다. 어쩌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의미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상품화시키고, 모든 것을 광고로 활용하므로, 눈뜨고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광고물을 보지 않고는 단 일초도 서있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상품과 동시에 판매를 위한 광고를 그 골격으로 움직여 가고 있다.
특수한 형태, 형식, 내용, 아이디어, 첨단기술, 소재를 총 동원하여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옥외광고의 생리이기도 한데, 이러한 경쟁에서도 자본의 위력은 곧 광고물의 위력으로 드러나게 되며 이에 따라 거대자본이 투여된 광고물상품과 자영업자들의 생활밀착형 광고물상품의 품격은 서로간의 영역을 완전히 달리한다.
이렇듯 다른 성질의 것들을 모두 하나의 범주로 놓고 점수매기기를 한다는 발상이 이번 대상문제의 시초였던 것이다.
과거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처럼 지난해는 서예부문이, 올해에는 서양화에서, 내년에는 조각에서, 공예에서 대통령상을 분배하는 웃지못할 전철을 고스란히 되짚어 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나마 올해는 공공시설이, 내년은 교통광고가, 그 다음해는 생활형간판이 수상할 수 있을 것인가?
모래시계가 절대로 거꾸로 올라가는 일이 없듯이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들은 그 존재의미를 상실한다.

이러한 문제들의 근저에는 한편으론 현 광고사업협회의 구조적 성격에서 기인한다.
즉, 기업형광고업계와 생활밀찰형 자영업광고계가 한지붕 아래 같이 기거하기 때문이다. 지방지부, 지회의 모임에 나가면 철물점 최노인, 간판일당 김기사, 앵글집 박사장, 후레임제조사 임사장도 있고, 시스템판매상, 대기업 매체대행사 서과장도 , 메이저급 제조업체의 이사도 같이 마주앉아 소주를 나눈다.
심지어 성냥, 라이타판촉 영업맨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모여 첨단 옥외광고산업의 미래를 같이 논한다는게 현실이다.
광고사업협회는 이런 지회, 지부의 상부구조에 앉아 있을 뿐이다. 이제는 협회도 달라져야 한다.
옥외광고계가 달라졌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협회는 협회 스스로 그 구조를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
과거방식처럼 단일구조의 조직, 구태적 사업구조로는 급변하는 거대광고산업 시스템을 제대로 추스리기 힘들다.
인터넷이 세계최고로 보급된지 몇년 째인 지금도 전국지부가 별도의 정보사이트를 구축하지 못하는 능력으로 첨단 정보와 기술, 소재, 사업을 다루기에는 어쩌면 바램보다는 체념이 더욱 가까운 것처럼 느껴진다.

소규모 자영업계의 작업들은 기업형업체들에겐 소꼽장난처럼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고, 자영업자의 눈에 기업광고물과 매체광고물들은 알프스 만년설처럼 영원히 녹여먹을 수 없는 아이스케끼 같이 보이는 현실!
이 양자의 문제를 별도의 영역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한 이번 대상수상 파문과 같은 것들의 문제해결은 어쩌면 요원할지도 모르겠다.
2002 대한민국 옥외광고 대상파문은 협회의 구조적문제를 그 뿌리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