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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나뭇가지
ㆍ작성일	2001-04-18 (수) 14:17

ㆍ추천: 0 ㆍ조회: 30

ㆍIP:

춘곤증 조심합시다
점심을 먹고 다시 컴퓨터앞에 앉았습니다.
춘곤증을 이기려고 아주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았습니다.
예전에 대학에 다닐때 이맘때쯤 점심시간에는
그때 유행하던 런던보이스의 댄스음악이 캠퍼스 스피커로
크게 울렸습니다.
마침 수업중이었는데 공부는 안하고 음악에 취해서
창밖에 보다가 교수님께 야단맞았던 생각이 납니다.
드디어 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고.
저는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입맛이 까다로워서
늘 도시락을 싸갖고 다녔습니다.
태어나서 모유도,분유도 안먹고 암죽을 먹었다고 하더군요.
그뒤에도 아무음식이나 잘먹었는데
간이 안맞거나, 맛이 없으면 안먹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래요.
점심을 먹고나서 중요한 시험을 앞둔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보충강의를 한다고 하길래 그곳에 갔습니다.
저는 책을 보거나 공부를하거나 일을할때
졸아본적이 없습니다. 원래 잠이 별로 없고, 낮잠은 더욱 안잡니다.
그런데 그날 제가 졸다가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한참후에 깨어나보니까 아무도 없고 강의하던 선배만
신문보고 있더군요. 머리속에 아무말이 생각이 안났습니다.
너무 죄송해서 죄송하다는 말도 안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선배가 나에게 "아무도 모르더라. 신경쓰지마라. 열심히 책보는줄 알더라"
"나도 처음에는 그런줄알았는데 수업이 끝나고 다 나가고도
계속 그러고 있길래 자는줄 알았다. 정말 아무도 모른다. 걱정마라"
그때 상황을 훗날에 선배가 동문들이 모인 회식자리에서
다 말해버렸다는거 아닙니까.
알고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입이 가볍다는거 느낍니다.
그뒤에도 춘곤증으로 졸아본적이 없습니다.
아이를 임신했을때도 이상할정도로 낮잠이 없더군요.
지금 제 아들도 낮잠이 없습니다.
아이를 임신했을때 맨날 바빴습니다.
이유식은 뭘 해먹일건가 연구하고, 자료를 정리해서 스크랩하고
두뇌개발에 대해 책보고 역시나 자료를 정리해서 스크랩하고
남편이 육아논문을 써보라고 농담할정도로 바빴어요.
정말 우습지요? 이론대로 되는거 하나도 없는데
그때는 그래야 할것같은 생각때문에 열심히 설쳐댔습니다.
지금은 남편의 춘곤증을 쫓아주기위해
계속 재미있는 이야기해주고 쪼잘거립니다. 특히 운전할때.
그래서인지 제가 화가나서 아무말안하는거를 제일 무서워합니다.
밤에 운전할때는 커피를 사먹여서라도 저보고 자지말고 얘기하라고 합니다.
커피마시면 잠이 안오는 특이체질이라서.
다른남편들은 부인에게 차타면 피곤하다고 한숨자라고 한다던데.
우리 남편이 인정머리가 없죠?
춘곤증조심하고 졸음운전도 조심하셔요.

영순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