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애드]-옥외광고 전국네트워크

ㆍ작성자	조지인
ㆍ작성일	2001-03-10 (토) 19:30

ㆍ추천: 0 ㆍ조회: 113

ㆍIP:

아!! 옛날이여~~~
[불량과자. 설마 요즘 애들도?]

앨범을 이리저리 뒤적이다 <뽑기> 해먹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 나 100원만 줘. 응?" 하고 조르며 손 내밀던 꼬맹이 시절. 어릴 때 그렇게나 뽑기도 많이 했었는데.... 엄마한테 100원 타내려고 마음에도 없는 애교도 부리고 떼도 쓰고 말이다. 아~진짜 그 때가 그립다. 요즘 애들은 이런 과자 사먹을까? 입이 고급이라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데....
궁금했다. 초등학교 앞 구멍가게 풍경은 어떨지....

▶ 학교 앞...

학교 벨이 커다랗게 울렸다.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울리기 무섭게, 가방을 둘러메고 우르르르 교문 밖으로 몰려나오는 학생들, 초등학교 2~3학년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문구점으로 잽싸게 직행한다. 후후후.....어쩜 저리도 우리 어릴 때랑 똑같을까.^^

꼬마학생 : (동전을 손안에 꼭 움켜쥐고 과자를 한참 고르더니) "아줌마!! 이 과자 하나 얼마예요?"
아 줌 마 : "100원이다."

흐흐흐...아마도, 저 나이 때는 브랜드 있는 과자 다 제쳐놓고 이름없는 불량과자 찾는 묘한 심리가 있는가보다.
부산 승학초등학교 앞에서 11년째 문방구를 운영해오고 있는 김 모 아주머니는 "처음엔 이런 군것질거리 들여놓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찾더군요. 아래쪽 동네에 있는 문방구에선 100원짜리 과자들을 팔더라면서, 기어이 거기까지 몰려가는 학생들도 생기구요.
그래서 좀 들여놨더니, 의외로 아이들이 좋아해요. 호호호....어릴 때 또 한창 단것만 찾는 나이잖아요. ^^
특히, 요즘엔 학습지 선생님들도 이런 걸 몇 개씩 사가곤 합니다. 놀랍죠? 애들 달래면서 공부시키는데 고급과자보다 이런 게 딱이라나요?" 라며 환한 웃음을 터트린다.
그랬다. 세월은 흘렀지만, 초등학교 앞 문방구와 구멍가게는 아이들의 군것질 장소로 여전히 인기 있는 곳이었다.
내가 훌쩍 커버리면 못 볼 거라 생각했던 불량과자들도 여지껏 나오고 있었다. 쫄쫄이, 쫀득이, 아폴로, 호박꿀 맛나, 꾀돌이, 약과, 비닐과자, 호루라기 사탕, 뽀빠이.... 맛도 다르고 모양도 가지각색이지만 무조건 하나에 단돈 100원인 과자들. 신기! 신기!

[불량식품 먹는 맛에 살았던 어린 시절 우리들]

▶ 1970년대 후반...

우리 형이나 언니들이 어렸을 때, 그 때가 아마 1970년대 후반쯤일거다. 거리에는 뻔뻔<번데기>가 있었고, 똥과자라 부르던 <뽑기>(국자, 쪽자, 달고나, 띠기...)가 있었다. 요즘엔 뽑기 해 먹는 아이들을 잘 볼 수 없지만, 1970년대에 한창 전성기를 맞았던 것이 뽑기였다. 아저씨가 깡통 속 물에 잠긴 국자를 꺼내 설탕이나 달고나 하나를 담아주면, 아이들은 국자를 연탄불에 올려놓고 젓가락으로 휘휘 저었다. 그것이 서서히 갈색으로 녹기 시작하면 거기에 소량의 소다(탄산수소나트륨)를 젓가락으로 찍어 넣고 적당히 부풀렸다. 그 젤리같은 설탕물이 굳어버리기 전, 아이들은 국자 속 단물을 철판에 부어내야 했다. 그럼 아저씨는 넓적한 누름판으로 그걸 납작하게 눌러줬고.... 여러 모양쇠로 무늬를 찍어주면 아이들은 그 무늬 그대로 파내려고 안간힘을 써댔다. 제대로 파냈을 때 아저씨는 뽑기 하나를 덤으로 줬기 때문이었기에....
당시에는 녹말가루에 소다를 넣어 만든 <쨈>, 설탕 끊인 것에 전분뿌려먹는 <꿀물>, 양철통에 젓가락 하나 넣어서 여러 색소를 넣은 <얼음 과자>, 고무줄 가닥처럼 가늘게 꼬여 있는 쫄깃한 <고무줄과자>, 달걀 모양의 캡슐에 아래위로 구멍이 뚫린 사이로 비닐 종이가 두루마리 휴지처럼 나오는 <계피비닐>, 아무리 깨물어도 차돌처럼 꿈쩍도 않는 <백색사탕> 등이 주요 군것질 거리였다. 특히 명절이면 골목 어귀의 튀밥기계에서 튀겨지는 <강냉이>와 <쌀튀밥>은 주전부리 중에서도 으뜸이었다.

▶ 1980년대 후반...

지금의 내 또래가 어렸을 때.....아마 1980년도 초반이었지. <뽑기>는 소다를 넣지 않고 설탕만으로 만든 투명한 엿(설탕과자)으로 나오기도 했었다. 그건 꼬마들만이 누릴 수 있는 도박(?)의 일종이기도 했었고, 1에서 100까지의 숫자 적힌 판에 4개의 막대를 무작위로 배열하고 종이를 뽑아 일치된 숫자가 나오면 나비, 복숭아, 칼, 권총, 물총 모양의 땅콩 박힌 설탕과자를 줬었는데.... 그 아저씨는 리어카에 연탄불을 싣고 소라나 번데기 같은 걸 싣고 다니며 팔았었지 아마도...

아무튼 그 땐 모든 과자 가격은 기본 50원에서 출발했었다. 독자들도 기억나리라. 가느다란 분홍색 소시지를 밀가루로 두 번씩 두르고 튀겨낸 방망이 같은 <핫도그>가 50원했던 그 때. 아마도 메이커 있는 아이스크림인 빨간 <쭈쭈바>, 보라색 토끼그림 <깐돌이바>, <바밤바>, <서주아이스바>가 50원 했었고, <새우깡>, <짱구>, <밀크캬라멜>이 100원했을 때였다.

당시 구멍가게는 불량 식품들의 천국이었다. 비닐 속에 초코맛, 오렌지맛 나던 <아폴로>, 불에 구워먹으면 거품 같은 기포가 생겼던 노란색 옥수수맛 <쫄쫄이>, 노랑 연두 갈색 주황 줄무늬가 찍힌 30cm플라스틱 자처럼 생긴 <비닐과자>, 하얀 설탕가루가 소복하게 뿌려져 있는 분홍색의 <쫀득이>, 길다란 주황색 심지를 노란색 꺼풀로 두른 <연필형 쫀득이>는 최고의 인기과자였다. 고무 튜브같은 곳에 호박꿀이 들어있던 <호박꿀 맛나>, 넓적하고 누런 색의 곰보 같은 <맛포> 25cm정도 되는 길다란 분홍색 <소시지>, 손톱같이 작은 플라스틱 팽이 속에 든 달콤한 설탕가루가 든 <팽이과자> 딸기맛 오렌지맛 시럽으로 가득 찬 10원짜리 <젤리쨈>, 라면 같은 꼬불꼬불한 모양의 과자 <뽀빠이>(얼마 되지 않는 별사탕 먹으려고 무던히도 사먹었던 기억이...^^;) 물총모양의 비닐에 든 색색깔의 <물감주스>, 씹으면 씹을수록 질겨지던 고무질감의 <풍선껌>하며, 하교길 언제나 교문 앞 한 쪽에 자리하곤 했던 할아버지가 만들어주던 <솜사탕>과 <붕어빵>...... 그 땐 불량식품 사먹는 게 더할 수 없는 재미였는데.....

그러나, 어찌된 것일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1980년대 후반. 불량식품은 점점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콩알과자는 자판기 형식으로, 전병은 비닐에 담겨 대용량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과자와 아이스크림의 맛과 포장과 용량은 점차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그에 맞춰 우리들의 주전부리 보는 눈도 한층 더 세련되고 까다로워졌으니까.

▶ 1990년대 - 현재...

우리가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칠 무렵. 그 때부터 강력한 브랜드를 갖춘 먹거리 들이 우리 곁을 같이 하게 됐다. 학교 매점에서마저도 불량식품은 종적을 감추었다. 불량식품은 점점 국어사전을 장식하는 옛말이 되어갔다. 웬만해선 500원 이하의 군것질 거리는 찾기가 힘들어지니, 원... 게다가 군것질의 질도 향상되었고, 불량식품과 일반 먹거리의 경계 자체도 모호해 졌다. 여전히, 국화빵이나 붕어빵을 파는 노점상들이 있긴 하지만, 용가리빵이니 황금잉어빵이니 새우빵, 계란빵, 야채피자빵, 땅콩빵 등으로 풀빵도 다양해졌다.
한편, 이전의 뽑기도 소형 가스버너를 사용해 신식으로 만들어내고 있고. 새로운 주전부리들....찹쌀호떡, 오다리, 닭꼬치, 왕핫도그, 닭강정, 비엔나 쏘시지구이, 와플빵, 맥반석 오징어...정말 종류도 가지각색. 길거리에는 하나의 먹거리만 파는 노점상보다 여러 가지 분식거리를 함께 파는 멀티풀형 리어카까지 등장했다. 김밥, 떡볶이, 만두, 어묵(오뎅)도 이제는 낱개가 아닌 1인분으로 먹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과자들도 변했다. 대형 할인점이나 24시간 편의점 진열대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고, 포장도 세련되고 화려해졌다. 보는 맛, 먹는 맛이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옛날에 비해 고급스러워졌다.

[추억을 끄집어 내주는 불량식품이 있기에]

그에 비해 어릴적 불량식품은 허름한 문방구나 구멍가게에 그냥 아무렇게나 진열되어 있기가 일쑤. 가격 표시마저도 없었고, 부르는 게 값이었던 과자. 그랬다. 지금의 먹거리에 비해 초라하기만 했다. 그렇지만 말이다. 우린 이 점만은 부정할 수 없다.

불량식품은 단돈 몇 백 원으로도 우리 유년기 입안을 달콤 쌉싸름하게 만들 수 있었던 최고의 먹거리였다는 것을..... (사실, 이름에 약간의 불량기가 섞여 있어 그렇지, 성분마저도 불량한 것은 아니었다. 어느 과자에나 들어가는 합성착색료를 썼으니까. 소자본으로 제품광고 하나 번듯하게 못해서 그랬을 듯) 암튼 오늘따라 그 옛날 100원짜리 동전으로 사먹던 불량식품을 다시 맛보고 싶단 생각이 문득 든다. 그 시절 꼬맹이 친구들과 놀던 아기자기한 경험들도 어렴풋이 떠오르고.... 후훗, 입가에 씨익 미소가 번지는 하루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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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세요? 작문이라 지루하셨으려나?
아이러브스쿨을 둘러보다가 옛생각에 푹~ 빠져들게하는 글이라 퍼왔어요
사진들도 있었는데 그건 어떻게 퍼오는지 몰라서리... 기냥 글만 퍼왔대요^^
지인이는 보면서 그많은 불량과자들을 먹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도 회원님들도 한번은 접해보셨겠죠?
예전에 먹던 과자들을 생각하니 군침이........^^;
근데 왜 갑자기 그때의 추억들이 아주아주 먼 옛날같은 느낌이 들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