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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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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2-03-27 1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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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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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간판 떼려다 표 떨어질라"
2002년 3월26일 오후 7:23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개봉동 4차로변에 위치한 4층 건물.
건물 2층 벽면과 건물 입구 등 여기저기에 D전기조명의 대형 간판이 8개나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현행 옥외광고물 설치 규정에는 4차로변 주변 건물 업소에는 광고물을 2개만 달도록 제한하고 있어 D전기조명은 간판을 6개나 불법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불법 간판 정비 책임자인 구로구는 올들어 현장 점검을 단 한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 박상수(48)씨는 "밤중에는 네온사인이 너무 현란해 유흥가를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월드컵을 대비해 서울시가 불법 광고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나 일선 구청들이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특히 일부 구청 공무원들은 선거에 재출마하는 단체장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스스로 몸을 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9만5천여개의 불법.불량 광고물을 정비키로 하고 지난달 각 자치구에 현장 점검 지침을 내렸으나 정비 실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구의 경우 26일까지 전체 정비 대상 간판 3천4백56개 가운데 겨우 46곳(1%)만 점검해 업주로부터 철거 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철거를 거부한 업주에게 내리는 시정명령도 80건(2%)에 불과했다.
구로구 관계자는 "일손이 달려 일일이 업소를 둘러 볼 여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1천3백여개의 불법 광고물을 떼어내야 하는 도봉구도 철거 동의서 확보율이 16%(2백12곳)에 그쳤으며, 강동구와 동대문구 등도 30%대로 저조했다.
나머지 구청들도 점검을 미루는 등 사정이 비슷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구청측은 1차로 업주로부터 불법 광고물 철거 동의서를 받아낸 뒤 비용을 지원하고 거부할 경우 시정명령, 계고장 발부 등의 절차를 거쳐 3백만원 이하의 과태료나 5백만원 이하의 이행 강제금을 매기도록 돼 있다.
선거바람이 불기 전인 지난해 각 구청은 71만개의 불법 광고물을 철거했다.
서울시 목영만(睦榮晩)자치행정과장은 "구청들이 계속 봐주기로 나갈 경우 특별 정비반을 투입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며 "광고물 정비 실적에 따라 구청 교부금을 차등 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영유 기자 yangy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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