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변칙광고물 기승
2001년 11월24일 오전 11:06
24일 새벽 2시 서울 종로3가의 상가앞. 운전자와 행인들은 현기 증을 느껴야 했다.
한 건물에 ××갈비, ○○○소주방, △△△△ 요리 등 모두 13개의 세로간판이 건물 출입구와 기둥마다 다닥다 닥 붙어있었기 때문.
이 건물 세로간판 9개가 최근 3개월 동안 급조됐다.
서울 등 대도시 곳곳에서 최근 이같은 ‘변칙 광고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올 상반기부터 입간판, 에어라이트 등 ‘유동 광고물’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일부 업 주들이 아예 건물 출입구와 기둥 전체를 광고판으로 전락시켜 도 시미관을 망치고 있다.
일부 건물에서는 간판을 달기 위해 불필 요한 기둥이나 벽면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광주시 구도심 상권을 대표하는 동구 충장로 상가의 경우 두집 건너 한집꼴로 이런 유형의 간판이 성행하고 있다.
충장로 3가의 한 건물의 입구 기둥에는 내부 조명을 설치한 가로 40㎝, 세로 2m 크기의 간판이 부착돼, ○○스포츠 교실, ××방, 0000전문점 등 7개 업소의 상호와 전화번호가 빼곡히 적혀 있다.
현행 옥외 광고물 관리법상 이중 대부분은 불법.
세로형 간판은 건물 1층 주출입구 양측에 하나씩만 설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화여대 김현중(환경디자인)교수는 “광고물이 크고, 많고, 밝 아야 잘보인다고들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세로간판 의 경우 현재 80%가 넘는 바탕 대비 글씨의 비율을 50% 이하로 줄이고, 보다 슬림화시켜야 광고물 고유의 기능인 전달성이 높아 진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4차선 이상의 주요 도로 주변에 설 치된 불법 세로형 간판에 대한 일제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서 울시 광고물대책반 최오곤과장은 “입간판 등에 대한 단속이 강 화되면서 가로형 간판보다 가격이 싸고 자극적인 세로형 간판 설 치가 크게 늘어 도시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운전방해등의 악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우선 내달 4일까지 안 내기간을 두고 점포주의 자진 철거를 유도한 뒤 5일부터 강제 철 거 등 단속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선무·정우천기자 yoyo11@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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