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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만평
 
작성자 김동욱
작성일 2003-03-29 11:08
ㆍ추천: 0  ㆍ조회: 283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이라크전 분석!
조셉 스티글리츠는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입니다. 경제학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스티글리츠는 97년-98년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있을 당시에 세계은행(IBRD) 부총재직을 지냈다

그의 이라크전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입니다
스티글리츠는 자본주의는 전쟁을 필요로 하며 전쟁으로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다는 명제가 2차대전의 경우에는 맞았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더 이상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이미 엄청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의 경제현실에서 사회보장과 연구, 교육에 쓰여야할 돈까지 깎으며 전쟁을 치른다는 것은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감시 때문에 이라크 유전 장악도 어려워”
 
 스티글리츠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이라크 전쟁이 단기에 종결되는 경우다. 그는 이 경우 이라크의 전후 복구 비용 마련을 위해 다량의 석유가 국제 원유시장에 쏟아져 나와 원유가가 폭락하고 이는 미국 내 석유 산업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전쟁이 장기화되고 전쟁 비용이 늘어나며 보복테러가 예상되는 경우다. 그는 이 시나리오가 더욱 ‘현실적’인 것이라며 이는 70년대의 석유파동과 같은 영향을 미쳐 전 지구적 혼란과 경제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티글리츠는 이라크 유전 장악이 전쟁의 목적이라는 것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했다. 이라크 정권이 붕괴 되더라도 석유 개발권을 경쟁 입찰해야 한다는 국제 여론 때문이다. 그는 미국이 개발권 입찰을 따낼지도 불분명하고 따낸다 할지라도 유가 경쟁 때문에 그다지 큰 이득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스티글리츠의 LA TIMES 기사 원문이다

 2차 세계대전은 미국과 세계가 대공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전쟁은 적어도 경제 부분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당시 일부에서는 자본주의는 전쟁을 필요로하며, 전쟁이 없다면 경기침체로 빠져드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오늘날 우리는 이 두 가지 명제가 틀렸다는 것을 안다. 평화가 전쟁보다 경제에 더 좋다는 것을 90년대의 호황이 보여준다. 전쟁이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걸프전에서 볼 수 있다. 이번 이라크 전쟁은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의 측면에서) 걸프전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은 (공황으로 인해) 엄청난 자원들이 놀려지던 상황에서 전개된 총동원 전쟁의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은 걸프전과 마찬가지로 GDP 1% 미만의 매우 제한된 자원만이 투입될 공산이 크다.
 
 전쟁에 돈이 지출되지 않더라도 이미 적자는 엄청나다. 부시가 제안한 감세안대로 세금을 걷는다면 적자는 더 커질 것이다. 최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도 동의했듯, 미국은 더 이상의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군사비 지출을 확대하려면 사회보장에 쓰이거나 연구ㆍ기반시설ㆍ교육 등에 투자해야할 돈을 깎아야 한다는 데에 점차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 성장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쓸 수 있는 단기 부양책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라크에 대한 폭탄 투하에 쓰는 돈이 장기적으로 볼 때 국가 안보를 강화시켜준다고 말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국내 경제성장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물론 우리는 이라크 전쟁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 그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고 전후의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이 전쟁으로 한발짝씩 다가가면서 직면한 불확실성은 경제에 좋지 않으며 또다른 불확실성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미국의 경제는 좋지 않았다. 약 2백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사회보장비용 외의 분야에서 나온 3조 달러라는 10년간의 흑자가 2조 달러의 적자로 돌아섰다. 대통령의 감세안이 통관된다면, 완전고용을 이룰 정도의 호황이 온다 해도, 재정적자는 우리가 전에 볼 수 없었던 규모로 불어날 것이다.
 
 통화정책도 대단히 비효율적이었다. 미국 무역적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기업ㆍ회계ㆍ금융 스캔들은 기업 거래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고 증시를 폭락시켰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투자는 회피된다. 그리고 이라크 전쟁이라는 특수한 군사적 모험이 낳을 결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투자 관망세는 지속될 것이다.
 
 이라크 외의 지역에는 어떤 영향도 주지 않으면서 단기에 전쟁을 끝낸다는 최선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자. 이라크의 민주적인 새 정부는 전쟁뿐만 아니라 10여년간의 경제 제재로 파괴된 경제를 복구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써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자국의 자원(석유)에 크게 의존할 것이다. 많은 양의 석유가 시장에 공급되면 국제 원유가는 떨어질 것이고 석유 수출국만이 아니라 미국 내의 석유 생산자들도 피해를 볼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미국은 전체적으로는 이익을 보지만, (미국 내 석유 생산부분과 같이) 부분적으로는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이는 80년대 원유가 폭락 시 석유 생산국이 겪었던 참사와 유사할 것이다.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더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자. 전쟁이 예상보다 오래 가고, 전비(戰費)는 생각보다 많이 들며, 석유를 생산하는 이슬람 지역에서 다소의 혼란이 생기고, 서구에 대한 테러 공격이 제한적으로나마 있게 된다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우리는 70년대 있었던 아랍국의 석유 수출 금지조치(석유파동)가 빚었던 결과를 떠올려야 한다. 이번에 나올 결과는 더 심각할 수 있다. 유가가 급등하면 전 지구적 혼란과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 충돌 과정에서, 아니면 후세인의 몰락 과정에서 (후세인의 방화로) 이라크의 유전은 화염에 휩싸일 수 있다. 미국은 이라크 재건국이라는 과업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되돌아오는 게 도의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미국은 후세인 제거때보다 더 많은 돈을 이라크 재건에 써 달라고 요청받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라크 전쟁의 동기 중 하나가 유전 장악에 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유전 장악에 대한) 국제적인 감시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국제사회는 아마도 이라크 유전 개발권을 따내려면 경쟁 입찰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미국의 (석유)기업들은 이 입찰을 따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입찰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유가 경쟁 때문에 제한적인 이윤밖에 얻지 못할 것이다. 일반적인 이윤율보다 높은 이득을 얻더라도 미국 경제 전체에 퍼지는 이득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한편, 이전의 경험으로 볼 때 작은 규모의 테러 공격도 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테러라는 것은 사실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충격(big bang)을 주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테러리즘을 막으려 한다면 무역(국경을 넘는 재화와 서비스의 흐름)에 방해를 줄 것이고 금융흐름까지 어렵게 할 수 있다.
 
 이것은 좋은 그림이 아니다. 전쟁에서는 좀처럼 좋은 그림이 나오기가 어렵다. 그러나 미국은 부유한 나라고 경제 운용의 실패를 견딜 수 있는 나라이며 우리가 선호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전쟁까지 견뎌낼 수 있는 나라다. (그러나) 이번 이라크 전쟁은 경제에 좋지 않은, 아니 너무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우리는 더욱 빈곤해질 것이며 (경제)성장은 어느 때보다 둔화될 것이다.
 
 합리적인 나라라면 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전쟁에 돌입하지 않을 뿐더러, 전쟁 돌입 여부에 따른 손익계산이나 전개될 수 있는 시나리오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전쟁을 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 우리는 적어도 이라크에서 벌어질지도 모르는 대량학살이나 엄청난 파괴를 경험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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