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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만평
 
작성자 김동욱
작성일 2003-04-12 21:26
ㆍ추천: 0  ㆍ조회: 428      
후세인과 화학무기, 검은 고양이
                                                           
후세인의 동상이 끌어내려지고 있다. 3주간의 미국의 허리우드식 전쟁 영화는 끝나고 있다. 바그다드는 침략군에 의해 함락되고 거리는 약탈하는 굶주린 시민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리고 해방군 미군을 환영하는 환호의 시민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이것이 CNN을 비롯한 서방 언론이 전송하는 이라크의 모습이다. 추악한 침략전쟁과 가공할 무기의 무자비한 투하가 가져온 대량살상과 돌이킬 수 없는 파괴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고 있다. 이후 두고두고 파괴된 환경 속에서 대를 이어 고통받을 이라크 사람들과 그곳의 생명체들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한편 미군의 치열한 공세와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작전상 후퇴 뒤의 대반격이라는 2막을 기대하던 사람들은 시시한 영화를 보고 극장을 빠져나오는 사람들처럼 이것도 전쟁영화냐며 투덜대는 형국이다. 영화의 배경이 된 지나친 사람들의 고통과 통곡의 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는다.

오직 미군정 실시와 친미정권 수립 그리고 석유의 약탈이라는 제국주의의 프로그램만이 난무하고 있다. 1000억불도 넘는다는 재건 프로그램에 한국을 비롯하여 하이에나들의 행렬이 미국의 권좌 아래 사냥한 뒤의 먹이 앞에 군침을 흘리며 비굴한 꼬리를 흔들면서 다가설 것이다.

부시와 그 일당들은 이라크 공격의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이라크 후세인은 위험한 생화학무기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매우 나쁜 것이다. 그리고 그 화학무기는 미국과 미국국민을 위태롭게 할 것이기 때문에 미리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하여 이라크를 공격한다고 선언했다.

3주간의 이라크 공격 와중에도 그들은 생화학무기를 찾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증거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바그다드 도심 시가전에서는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가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며 단정하기도 하였다.

이제 그들은 살충제라도 찾아내어 위험한 생화학 무기라고 우겨야 할 판이다. 그것이 연구실의 실험용이든 최후의 방어용이든 미국은 침략의 정당성을 확인시키기 위하여 무슨 짓이라도 능히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조작된 것으로 세상 사람들은 믿게 될 것이다.

그럴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제 미국은 이라크 장기집권의 독재자 후세인을 부각시키기 시작했다. 동상을 끌어내리고 환호하는 시민들과 굶주려 정부창고를 약탈하는 장면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해방군으로서의 미국을 각인시키고 있는 중이다.

국내의 쓰레기 보수 언론들은 덩달아 이를 보도하면서 동상이 많은 북한도 교훈을 삼으라며 일침을 가하고 있다. 단군 동상의 목도 스스럼없이 치는 극단적이고 독선적인 원리주의자들처럼 미국의 힘을 앞세워 북한도 공격할 것처럼 떠들어대고 있다. 독재자 박정희의 동상과 기념관을 세우려는 일부 세력들은 미국이 싫어하는 독재자는 함께 싫어하는 희한한 존재들이다.

독재자 후세인과 굶주린 백성은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그들이 애타게 침략의 근거로 삼으려는 생화학무기는 누가 제공한 것인가? 오늘 그들이 독재자로 단죄한 후세인이 중동의 권력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의 강력한 지원이 뒷받침되었고 오늘 굶주림으로 약탈하는 시민들은 걸프전 이후 무자비한 미국의 경제봉쇄가 빚은 참극이다.

이란 이라크와의 전쟁은 물론이고 후세인의 쿠르드족에 대한 비극적 학살에는 미국이 제공한 생화학무기가 사용되어 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이라크 침공에서 미국이 쏟아 부은 무기는 도대체 얼마인가. 열화 우라늄탄은 그것이 분명한 핵무기일터인데 그들은 자신들의 죄악을 타인에게 뒤집어씌우기에 급급하고 있다.

1990년대 국제정치경제속에 세계화라는 강력한 새로운 힘이 작용하고 있지만 그 윤곽이나 작동방식, 근원은 계속 오리무중인 채 캄캄한 방의 검은 고양이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세계화 없는 세계화'의 저자 '피터 고완'은 말한다.

다시 말해 베를린의 어느 회의석상에서 '바게너'교수의 조크로 소개된 내용은 이런 것이다. <경제사>는 캄캄한 방안에서 검은 고양이를 쫓는다. <경제학>은 고양이가 없는데도 캄캄한 방안에서 검은 고양이를 찾는다. <계량경제학>은 고양이가 없는 캄캄한 방안에서 검은 고양이를 쫓다가 잡았노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생화학 무기가 있어 이러한 위험을 미연에 제거하기 위해 이라크를 공격한다. 자신들의 침략의 이유를 증명할 생화학 무기를 찾는다. 그러다가 생화학무기를 찾았노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알고 보니 살아 움직이며 독재정치를 편 후세인과 그의 일당이라고 말이다. 후세인이 바로 생화학 무기다? 그래서 끝까지 생포하여 미국 법정에 세우거나 사살할 것이라 한다. 숨겨주는 나라는 또 공격할 테지만 말이다.

그러면 한국의 파병은 어떻게 되나? 전쟁이 끝났는데 왜 파병해야 하는가? 이제 전후 복구라면 건설회사가 참여하면 될 일이고 필요하면 민간 의료진을 파견하면 될 것이다. 하기야 파병을 하더라도 쿠웨이트 주둔을 미국에 사정하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그것조차도 필요 없게 되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전쟁이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언론은 미국은 새로운 전쟁사를 다시 쓰게 되었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 전쟁의 합리성이나 정당성이 어디에 있겠냐 마는 여기에는 전쟁발발의 최소한의 국제적 명분과 정치도 없었다. 오직 앵글로 아메리카니즘의 신제국주의와 패권만이 역사의 퇴보와 평화의 또 다른 좌절을 가져다 주었을 뿐이다.

그리고 고난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침략과 지배로부터 해방되려는 약소민족이자 국가인 한국은 이제 21세기 벽두에 그 역사적 정당성을 상실하면서 제국주의의 패거리와 함께 어울리며 폭력과 침략의 대열에 함께 하게 되었다. 그 야만성이 부끄러울 뿐이다.

없는 것을 있다고 우기고 약한 자를 언제든지 짓밟을 수 있는 폭력의 새날이 밝아 온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는 파병을 멈추고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의 어린 자식들이나 후배들이 정의와 평화라는 교과서를 들고 갓 피어나기 전에 좌절해 버릴 절망의 땅이 되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없는 것은 없다고 말해야 한다.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한 알 쇠붙이를 주운 뒤 바닷가는 모두 쇠붙이로 되어 있다고 우긴다고 해가 서쪽에서 뜨겠는가?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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