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장, 방관보다는 양성화 권장할 필요

  지난 3월 24-25일간 행자부 옥외광고물 담당자와 각 지자체 담당자, 한국광고사업협회 임원진 등이 시행령개정안에 대한 토론을 가졌다.  일방적으로 '개정안을 발표'하면, 그대로 따라 가거나 소소한 몇가지 사항만을 수정하고는 그대로 개정되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였다면, 이번 토론회는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주무 부서인 행자부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에 대한 협회측의 준비도 기존의 과정과는 사뭇 달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물론 내용면에서 일일이 구체적으로 성과물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토론회라는 1차 수렴과정을 거쳤다는 것은 어쨋든 높이 평가할만한 일이다. 한가지 '협회 임원들이 아닌 일반 회원들의 참여의지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소한 내용이라 평할 수 있겠지만 문제제기를 한 당사자에게는 절실할 수 있는 문제로 여겨지는 것이기에 개정안으로 제시하는 것이리라.

본지 3월호에서 공지한 후 접수된 내용을 구성하여 개정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1. 등록제 관련 자격증의 확대 - 민간 옥외광고사도 등록제 요건에 포함시켜야

  올해안에 입법화 또는 시행령개정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옥외광고업 등록제'의 요건 가운데 '해당자격증' 관련 문제이다.
옥외광고사 관련 자격증은 크게 '광고도장기능사', '(민간)옥외광고사', '국가공인 옥외광고사'로 나눠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등록제의 요건으로 지정될 유력한 것은 당연히 국가공인 옥외광고사이다. 그러나 한번쯤 더 깊이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는 것이, 앞서 언급한 나머지 두 자격증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광고도장기능사는 국가자격증이니만큼 당연히 등록제의
요건에 포함될 것이라 보여진다. 하나 남은 민간옥외광고사 자격증에 대해서도 그 요건을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격증 자체의 신뢰도나 그야말로 '시험의 난이도'를 따진다면 민간자격증 시험이 훨씬 어려웠다. 단지 시험 난이도뿐 아니다.
자격증 자체는 국가공인 자격증이 아니더라도, 옥외광고업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민간자격증 소지자'들도 등록제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2. 꼭 간판을 표준말로 해야하나 - 아름다운 시어를 표준말로 하면 시의 고유한 맛 사라져

  옥외광고물의 표시방법에는 국어 표준말과 외래어 표기법에 맞춰 사용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이는 간판을 '문화'의 한 요소로
보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더구나 사업자등록증에 사투리로 등록을 해 놓은 상태에서 간판을 표준말로 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이는 시적인 표현이나 지역 고유의 방언을 통해 '하고 싶은' 표현을 해 놓은 것을 고치라는 것은 억지다.

3. 특구지정 고시권한의 남용 우려 - 가능 범위를 제한해야

  지난해 연말부터 그리 반갑지 않은 소식들이 떠돌아 다녔다. 한 도시 전체가 간판을 하나밖에 달 수 없는 특정구역을 고시되었다는 뉴스다. 경남지역의 몇개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책이다.
특정구역은 관계법령에 일정한 지역에 국한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지자체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단체장의 '의지'(?)만을 시험하려는 정책은 피해가야 할 부분이다.

4. 육교간판의 합법화

육교간판은 공공기관이나 문화행사 등의 안내에 국한해 허용되고 있다. 얼마전 서울, 대구 등 몇몇 지역에서 육교에 무거운 현판을
내거는 대신,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는 고정장치를 마련해 깔끔한 육교현수막을 선보였다. 그러나 옥외광고물법령 등에는 마땅한
근거조항이 없이 시행하는 듯하다. 공공기관의 안내도 분명히 옥외광고이기 때문에 일반 상업광고물과 같은 적용을 받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법에 광고물 게첨 금지대상에 속해있는 육교를 '금지'에서 해방시켜줘서 공공기관과 문화행사 등의 안내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5. 모델하우스, 건축현장 펜스 광고물 - 일정 기준만들어 양성화 해야

건축현장의 펜스 또는 구조물의 벽면에는 예외없이 해당 건축회사 또는 건축물을 알리는 광고문구나 광고물이 부착되어있다.
특히 모델하우스의 멋진 간판은 실제 건축물의 간판보다 세련되고, 멋진 간판들이 많다. 이런 마당에 불법적인 광고물이라 고집하기 보다는 양성화해서 일반 건축물에 준하는 또는 약간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합법적인 선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6. 상점주들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

  그간 옥외광고물법등 관련 제도와 규정 등에 대한 교육은 주로 옥외광고업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해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옥외광고업자들보다 상점주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선결조건인 듯하다. 발주를 주는 쪽의 변화가 선행되는 것이 발주받는 쪽에서
설득하는 것보다 빠를 것이기 때문이다. 음식업, 약사회, 미용협회 등 각 단체에 속한 상점주들의 교육시 광고물관련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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