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애드]-옥외광고 전국네트워크

ㆍ작성자	주영순
ㆍ작성일	2001-07-04 (수) 10:59

ㆍ추천: 0 ㆍ조회: 32

ㆍIP:

여기는 시원합니다.
여기는 해운대의 장산 중턱인데 그중에서도 9층에서 사는 이곳은 아주 시원합니다.
뒷산에서 불어오는 숲의 냄새가 느껴지는 바람이 정말 시원합니다.
10분정도 떨어진 아랫동네는 찜통인데.
게을러 빠진 아줌마는 풀무원 사이트에서 풋고추,호박잎까지 배달해서
먹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기가 싫으네요.
남편덕분에 호강하는것 같아서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총각여러분도 쓰지만 말고 열심히 모아서 결혼할때 집사세요.
이런 산꼭대기 말고.
이집은 남편이 총각시절에 알뜰하게 모은돈으로 결혼할때 샀답니다.
아뭏튼 이 집이 마음에 들어서 먼지가 될때까지 살려고 합니다.
남편은 변두리 시골에 전원주택을 짓고 싶답니다.
죽기전에 자기손으로 집을 지어보고 싶다고 합니다.
남편은 건축과 출신입니다.
공사비는 많이 절약되겠죠?
이미 3차원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설계도 끝냈답니다.
아뭏튼 남편그늘에서 사는것도 좋으네요.
남편은 땡볕에서 3층건물을 걸어서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일하고 땀이 비오듯이 하는데 .
나는 386시절 디스코 음악 틀어놓고 시원한 쥬스마시면서
이런 글 쓰고 있으니까 남편에게 미안하네요.
남편마음에는 제가 이러고 있는것이 더 편하다네요.
땡볕에 돌아다니면서 영업하고 보조기사 노릇하다가
발을 헛디뎌서 간판에 깔리고 하면 마음이 아프데요.
그래서 남편이 시키는대로 요즘은 집안청소 열심히 하고
남편좋아하는 반찬,술안주 만들고 살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하던 컴퓨터 프로그래머일은 절대 금지 명령이 내려서
입도 벙긋 못합니다. 그일이 그리 만만치가 않고 가정을 버려야
실력있게 일할수 있거든요.
제가 하던일은 공장자동화인데 어떤때는 현장에 가서 일하기도 합니다.
프로그램이 잘못 되면 프로그래머가 로봇에게 얻어맞는일도 있습니다.
어떤 남편이 좋다고 하라고 하겠습니까?
그런데 왜 집안일은 일이라는 생각이 안들고 노동이라는 생각만 들까요?
사실 알고 보면 프로그래머는 3D업종인데 정신노동보다
육체노동이 더많은데 적어도 제가 하던 분야는 그렇습니다.
제가 이런글을 쓰고 있는것을 알면 남편이 화낼것입니다.
우리 남편이 아닌 다른 남편이라도 화내겠지요.
이만 써야겠습니다.
더운데 일사병 조심하시고, 백화점 가면 남성전용 자외선 차단제 파니까
그녀에게 사달라고 해서 아침에 바르고 출근하세요.
제 경험으로는 폴로스포츠 제품이 좋았어요. 땀에도 안지워지고.
폴로향수코너에 가면 팝니다. 롯데나 현대.
자외선이 노화를 촉진하고 피부암도 유발한대요.
더디 늙어야 예쁜 그녀와 조화있게 백년해로하지요.
나중에 그녀를 세컨드로 오해받게 하는일이 없을려면 피부관리 잘하세요.
젊고 잘생긴 남편으로 멋진 아빠로 살아야 행복하잖아요.
저녁에 와서 오이팩이나 감자팩도 하세요.
그런거 여자만 하는거 아닙니다. 그녀에게 해달라고 하세요.
그럼 이만 쓰겠습니다.

부산에서 주영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