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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김동욱
ㆍ작성일	2002-12-02 (월) 02:52

ㆍ추천: 0 ㆍ조회: 80

ㆍIP:

어제밤 드디어 누렁이 새끼를 낳다!
하하하
제가 키우고 있는 누렁이 한마리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무려 7 마리나 건강하게 낳았습니다
제가 어제밤에 돌아와 보니 글쎄 누렁이집쪽에서 새끼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땅을 깊게 판 곳에 누렁이가 웅크리고 있고 배에는 김이 모락모락나는 새끼를 품고 있었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얼마나 놀라고 황당했는지 모릅니다....

사실 저는 우리 누렁이가 임신 안한줄로 알고 있었습니다
발정기간중에 제가 직접 과수원(제가 사는곳) 개하고 교배를 시켰는데...
실패한 줄로 알고 있었거든요...
우리 누렁이 보다도 좀 늦게 교배한 과수원댁 힌둥이는 강아지들을 이미 보름전에 낳았는데
우리 누렁이는 배만 부르고 젖만 통통했었지 출산일이 이미 훨씬 넘어있었거든요...
개는 산달이 되면 자동으로 배가 부르고 젖이 통통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상임신)한 줄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 누렁이가 출산을 갑자기 해 버렸으니 참나 어이가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제가 한번도 새끼를 직접 받아본 적이 없는 터라....
부랴부랴 개집을 스티로폼으로 급조해주고...난방용 백열등도 두개나 켜주고...
몇시간째 수선 떨었습니다

누렁이 새끼들이 계속해서 깨갱대고 끙끙거리고 있었는데...
집을 만들어 주고 백열등도 켜주고 바닥에는 솜이불 하나 뜯어서 깔아주고..
위에는 두툼한 잠바떼기 하나 덮어주었더니
아무소리도 없이 조용해졌습니다
아마도 너무 추워서 낑낑댔던 모양입니다
잠바를 살짝 들춰보면요 ..금방 끙끙댑니다 춥다고요... ㅎㅎㅎㅎ ^^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너무너무 신비했습니다
누렁이 자식이 말입니다 ㅎㅎㅎㅎ

고 귀여운 착한 녀석이 강아지를 무려 7 마리 씩이나 낳다니....하하하하
누렁이는요 너무너무 착한 개입니다
한번도 짖지를 않습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그냥 멀뚱멀뚱합니다
아무에게라도 꼬리 흔들고 좋아하구요... 말도 정말 잘듣고요..

참 생명의 신비로움을 오늘 밤 겪었습니다
뱃속에 있던 생명체들이 세상에 나와선 탯줄도 주렁주렁 달린 채 어미한테 달려드는 모습이란...
누렁이는 연신 강아지들을 핱아주고 있습니다
강아지들의 온몸은 땀과 침으로 흠뻑 젖어있구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릅니다
젖을 찾아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은 참 경이롭습니다
누렁이는 숨을 할딱거리면서도 계속 똥, 오줌 가리지 않고 온통 핱아먹습니다.
아직도 누렁이의 자궁에선 파란피가 죽죽 흘러나옵니다
처음보는 모습입니다만 파란색액이 흘러나오는건 참 이상스러웠습니다
붉은 색 피도 아니고 어째 파란색일까??? 정말 궁금했습니다
누렁이가 얼마나 힘들고 피곤하고 아팠을까요....
누렁이는 첫 출산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모든것을 처리하는 것을 보면 그게 본능인 것이구나 싶습니다

소고기미역국하고 쌀밥을 잔뜩끓여서 누렁이한테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먹을만한 자세도 취할 수 없는 누렁이한테 어쩝니까
두손으로 일일히 떠 먹여 주었습니다
누렁이가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할딱거리면서 허겁지겁 받아 먹었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짠~ 하더군요
내가 묶어논 줄 때문에 먹이 찾으러 가지도 못하고 오직 내가 주는 먹이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생명에 대해 마음으로 경외감이 드는 경험을 했습니다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참으로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이런 작은 생명도 이렇듯 아름다운데....
그런 누렁이 새끼들을 보면서 미선이와 효순이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미국의 태도는 아프간, 이라크, 베트남에서와 다를 바 없는 야만적행동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추잡한 국가이자 모든 테러와 전쟁의 근원지이고 생명파괴와 살상의 원인입니다
오직 자국의 이익과 군사팽창, 경제논리만을 앞세우는 깡패집단이 미국입니다

저는 생명을 참 존중합니다 어떤 생명이라도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누렁이와 그 새끼들을 얼마나 오래 쳐다보고 쓰다듬고 어루만져 주었는지 모릅니다
누렁이의 온몸을 쓰다듬어주었습니다
제발 아무도 다치지 말고 아무도 죽지마라...너희가 태어난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살만한 세상인지 충분히 즐기고 살아라...
누렁이 새끼들도 계속해서 자리를 바꾸어주고 젖앞에 놓아주었습니다

오늘 밤 누렁이가 새끼들을 잘 보살펴 주기를 온밤을 지새며 기원할랍니다
눈이 뜰때마다 나가서 자리를 살펴주어야 겠습니다
아직 누렁이가 충분히 먹지 못해서 힘이 들테니까요

회원 여러분 축하해 주세요 ^^
누렁이 만세~~...!!!